탄생석 마케팅: 시월의 오팔 (깍두기: 핑크 토르마린)
탄생석은 성경에서 유래하기는 했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점성술이나 연금술, 다른 문화권의 신화와 전설 같은 각종 정보가 뒤섞이면서
물에 불린 미역처럼 마구 불어나게 되었습니다.
근대부터는 보석세공사 협회나 보석협회 같은 곳에서
보석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를 정리하여
대표적인 12개 보석을 지정하게 되었고
이게 탄생석의 가장 대중적인 기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당연하지만 보석협회가 발표한 탄생석은
실제 점성술이나 성경의 의미를 본받는 게 아니라
보석 마케팅의 일환이기 때문에
근대 이후로도 계속 상황에 따라 바뀌었습니다.
3월의 탄생석 블러드스톤, 즉 혈옥수는
옛날에야 귀하고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돌이었지만
전세계가 서로 정보와 자원을 교환하는 현대인의 시야에서 보면
아주 아름답다거나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여기기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쿠아마린과 산호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 비취를 매우 귀중하게 치기에 5월 탄생석에 비취가 추가되고,
탄자니아에서 탄자나이트가 발견되면서 12월 탄생석에 또 추가되었습니다.
10월의 탄생석은 오래전부터 오팔이었지만
토르마린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핑크 토르마린이 10월의 탄생석으로 추가되었습니다...만!
오팔 애호가인 제가 보기에
이런 변화는 그저 어처구니 없을 따름입니다.
핑크 토르마린이라니요?
그저 분홍색에 투명하기만 한데다 달구면 전류 좀 흐른다고.../급발진
오팔은 고유의 변채 덕분에 대체재가 없는 보석이고
이런 개성 넘치는 오팔이 아예 빠져버리면
대체 탄생석 체계에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적어도 저에게 있어
제 탄생석은 오팔이며 오팔이어야만 합니다.
핑크 토르말린이 감히 오팔의 지위를 넘보다니 어불성설이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