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가지만큼 작은 세면대를 가리는 판을 만들었습니다.
세면대의 상태.
개인적으로 세면대는 반드시 기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어릴 때에는 대부분의 집들이 벽에 박아놓는 세면대를 썼는데 그게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처지고 해서 꼴보기 싫어지더군요.
때로는 벽에서 떨어져서 박살나서 위험하기도 하고요.
세면대에 기대지 말라고 잔소리도 많이 들었지요.
기둥이 있으면 배관도 가려지고 세면대를 든든하게 받쳐주니까 처질 염려도 없습니다.
근데 배관이 이런 식이면 별무소용이군요.
거슬리는 모양도 그렇지만
오랫동안 방치해둔 벽은 더러웠고
배관 뒷면에 동파 방지용으로 끼워놓은 낡은 신문지 뭉치가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온 벽지를 잘라서 뒤에 끼워주고 벽을 닦았습니다.
이번에 첫 공방이니만큼 아쉬운 거 하나 없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고 마음 먹은 바, 이 세면대 덮개도 목표 중 하나였습니다.
화장실이 아니라 벽에 덜렁 세면대가 붙은 구조라서 젖을 일이 없을테니 마음 편히 하드보드지로 할 수 있습니다.
하드보드지로 곡면 만들기 스타트.
천정을 곡면으로 만들기 위해 하드보드지를 구부린 짬바가 생겨서 그런지 훨씬 쉬웠습니다.
그 뒤에 세면대 높이에 맞춰서 길이를 조정하고 하드보드지만으로는 조금 불안해서 남은 초배지를 붙여서 강화합니다.
본드를 발라서 집에 굴러다니던 포장지까지 붙여주고 세면대에 맞춰서 세워봅니다.
곡면에 맞춰서 고정시킬 게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런 건 없었기 때문에...
본드를 바른 뒤 최대한 세면대에 붙여놨지만 다음날 확인해보니 역시나 본드가 마르면서 뒤틀려서 각이 진 채로 굳어버렸습니다.
게다가 포장지 질감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색깔이 마음에 안 드는군요. 이런...
음. 각이 져버려서 망했군요.
일단 배관과 지저분한 벽을 가렸으니 여기서 만족합니다.
벽에 붙였으면 이렇게 각이 지진 않았겠지만 그러면 세면대 배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덮개를 뜯어내야 하니까요.
이 정도가 좋은 것 같습니다.
세면대에 붙은 페인트 자국도 지워야하는데 이건 공사가 끝난 후 대청소로 미뤄놓겠습니다.
이제 공사가 얼추...끝나가나?
창문틀, 가구, 세면대 타일을 비롯한 장식까지 남아 있네요.
...역시 1월도 넘기려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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