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의 자명종

외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자명종입니다.

독일 Peter 사 제품.

금색 시계판에 멋진 장식이 되어 있습니다.

각 시간과 시계바늘에는 야광이 칠해져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정말로 기본 효과음 같은 "따르릉" 소리가 납니다.

저 조그만 망치가 좌우 종을 마구 두들깁니다.

옆에는 이렇게 금빛 장식 테도 둘러 놓았습니다.

빨간 버튼은 자명종을 끄는 기능.

위에 태엽은 자명종을 위한 동력 태엽이고,

아래 태엽은 시계를 위한 동력 태엽입니다.

중앙의 돌림나사는 시계를 조정하는 것이고,

오른쪽 아래 돌림나사는 자명종을 울리는 시간침을 돌리는 것입니다.

+와 -가 있는 저게 뭔지는 모르겠네요.

움직여봐도 자명종 소리가 더 크거나 작아지진 않던데...

반대쪽 옆구리.

조개 같기도 하고 형이상학적인 무늬 같기도 합니다.

이게 완전한 금색이었을 때는 굉장히 반짝거리고 예뻤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투명한 덮개는 유리나 수정이라면 좋았겠지만 플라스틱입니다.

밑에 다리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비누곽 다리 같은 게 앙증맞습니다.

물건 자체도 매우 고풍스럽고 외할아버지께서 주신만큼 제겐 중요한 물건이라 수리를 하고 싶어서 종로 시계방에 맡겼습니다만...

너무 오래된 물건이라서 1년 반이 넘게 맡겼는데도 필요한 부품을 구할 수가 없었다고 하시더군요. ㅠㅠ

결국 그냥 돌려받았어요...

내부에 태엽 동력 전달 장치가 뒤틀렸는지 얘가 엎어뜨리거나 자세를 바꿀 때에만 잠깐 움직이고는 곧 멈춰버립니다.

결국 그냥 이대로 장식품으로 보존해야 할 것 같네요.

그래도 멋진 자명종입니다.

참고로 소리는 이렇습니다.

진짜로 옛날 영화 같은 거에서 듣던 그 소리 그대로입니다.

/웃음

Opal Gir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