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알아볼 주얼러는 리네 보트행입니다.
구글 검색 상으로는 영어식 발음으로 라인 보트린으로 되어 있습니다만...
발음 사이트에서는 리네 보트행으로 들립니다.

알파벳 표기와 발음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인으로,
생몰연도는 1913년에서 1997년입니다.
1940년 보그(Vogue)에서 "poetess of metal", 즉 '금속의 시인'이라고 칭했듯, 상업적인 주얼러보다는 예술가로 기록되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리네 보트행의 모든 작품들이 손으로 만들어졌고, 각기 하나 밖에 없었으며, 개성이 넘쳤기 때문일 겁니다.

말머리에 물고기 꼬리인 걸로 봐서는 환상 속 동물, "켈피"인 것 같습니다.

위키 기록이 프랑스어로만 되어 있네요...
왜 페이지 전체 번역이 안 되는 거죠? ...ㅠㅠ
한 문단씩 잘라서 번역기를 돌렸습니다.

리네 보트행은 청동 주조소를 소유하고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 십대 초에 이미 주조, 성형, 금박 등의 기술을 익혔습니다.

15세에 학업을 중단하고 21세에 자기가 만든 주얼리 작품을 들고 집집마다 방문하며 팔았습니다.
(방문판매...ㄷㄷ 실행력 무슨 일...)

엘사 스키피아렐리...아니, 엘사 스키아파렐리 밑에서도 잠깐 일했다는군요.
엘사 스키아파렐리 포스팅은 여기에 있습니다. 달리와 함께 초현실주의 패션으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https://opalgirin.tistory.com/344
저명한 주얼러들 Famous Jewellers: 엘사 스키아파렐리 Elsa Schiaparelli
오늘 알아볼 주얼러는 엘사 스키피아...아니.엘사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입니다. 생몰연도는 1890년~ 1973년입니다.아르누보 시대에 태어나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거치셨군요. 사실 이 분은 장
opalgirin.tistory.com
엘사 스키아파렐리 회사에서 근무했던 건 일주일 정도 밖에 안 되었습니다.
리네 보트행에 따르면 "하루 종일 서서 '어서오세요'를 외치고, 지하 매점에서 점심을 먹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도 다른 주얼리 메종에서 일을 하며 사업을 배우려고 했지만 결국 맞지 않았는지 금방 나왔습니다.
상상력 넘치는 리네 보트행은 나뭇잎사귀부터 고대 유물까지 온갖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상자, 화장품 콤팩트, 문진, 재떨이 등을 만들면서 디자인에 상징과 알레고리, 은유 등을 담았습니다.

1937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 참가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고
청동 단추, 목걸이, 귀걸이, 상자, 거울 등 장신구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28세에 샹젤리제 거리에 첫 부티크를 열었고, 목걸이, 팔찌, 브로치, 귀걸이, 허리띠 장식 등은 금세 인기상품이 되었습니다.

청동의 경우에는 도금을 했습니다.

1939년에는 화장품 상자, 알약통 등 갖가지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1940년 대 초에 발표한 작품들로 매우 유명해졌습니다.
재치 있고 상상력 넘치는 리네 부트행의 디자인은 파리를 대표하는 네오 로맨틱 시크 스타일이 되었습니다.
아래 팔찌는 통에 칼 꽂는 해적 장난감이 생각나네요.
사지를 한껏 벌려 붙어 있는 해적 같은 무언가...

반대편에는 머리에 쓴 두건이 보이는 뒤통수가 ㅋㅋㅋㅋㅋㅋ

펼치면 이렇게 됩니다. ㅋㅋㅋ

안쪽면...거의 수갑 같은 팔찌네요.
이렇게 넙적하고 대담하면서 웃긴 디자인이라니...

1942년, 화가 자크 아르망 보노와 결혼, 1943년에 딸을 낳았습니다.

1949년, 부부는 모로코 왕국의 경제 수도 카사블랑카로 이주하였으나,
남편의 남성 취향(...)으로 인해 이혼했습니다.
그리고 리네 보트행은 딸과 함께 파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글자가 빼곡하게 양각된 상자들입니다.
마치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점토판 같은 느낌이 납니다.

열면 이렇게 되어 있네요.

아랫면에 리네 보트행이라고 찍혀 있습니다.

이 시기가 리네 보트행 예술의 전환점이 됩니다.
이건 문진입니다.
근데 AC면 에어컨을 말하는 걸까요?
에어컨을 보고 있는 고양이?

납작한 문진이군요.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라는 신물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걸로 "탈로셀"이라는 레진을 만들어 작품에 사용하게 됩니다.
탈로셀로 특허도 냈다고 하네요.

탈로셀로 램프, 탁자, 액자 등 온갖 소품을 제작했는데 그 중 특히 유명한 게 거울 시리즈입니다.
마녀 거울, 볼록 거울, 일그러진 거울 등을 만들었습니다.

아래 작품은 "Huitre", 굴 거울입니다.
...이거 왠지 팀 버튼의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이야기가 생각나는데요...

청동 작업도 했고, 셀룰로스 아세테이트 레진을 자기만의 조합식으로 바꿔 만든 탈로셀을 가지고 성형하고 거울 조각을 넣는 식으로 소재와 디자인을 변화시켰습니다.

끊임없이 재료를 실험하고, 혁신을 추구하고, 기술과 디자인을 갈고 닦으면서 장식 미술의 기존 경계선을 무너뜨렸습니다.

리네 보트행의 부티크를 찾아오는 고객으로는 입생로랑, 잉그리드 버그만 등이 있었습니다.
이건 펜홀더입니다.
탈로셀로 만든 물건인데...
이게 원래 이런 색인 건지 아니면 탈로셀이 세월이 흘러 변색되면서
이렇게 검게 변한 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펜홀더란 이런 물건입니다.
좋네요.
저도 언젠가 제 펜홀더를 만들 겁니다.

1962년(1969년?), 경영난으로 부티크를 닫고, 딸인 마리-로르 보노-보트행과 함께 금속 공예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를 열었습니다.

1980년 대에 들어서는 학교도 닫고 작은 아파트로 은퇴하여 소량의 작품 활동만 했습니다.
보석을 세팅한 줄 알았더니 채색이었습니다.


1986년과 1987년에 연이어서 자신의 컬렉션 일부를 경매에 내놓았는데, 런던의 수집가이자 예술품 딜러인 데이비드 길이 많이 구입하였고, 런던, 바르셀로나, 뉴욕, 도쿄 등 세계 곳곳을 순회하는 전시를 진행하였습니다.


덕분에 리네 보트행은 세계를 여행하였고,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되었으며, 유럽 여러 갤러리에서 그녀의 작품을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브리짓 바르도, 입생로랑 등이 그녀의 작품을 모으는 컬렉터가 되었습니다.


1992년에는 장식 기법 연구로 국립 예술상(Prix National des Metiers d'Art)을 수상하였습니다.
이게...접어서 클립이 되는 물건입니다.
뱀? 물고기? 뭔가가 사람을 물려고 하는 모습인 것 같기도 하고...
경매 사이트 판매자도 정확히 뭔지 모르더라고요.

뒷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1997년에 사망하였고, 2년 후인 1999년에 파리 장식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열렸습니다.

2015년에는 딸이 크리스티 파리 경매장에 어머니의 컬렉션을 판매함으로써 리네 보트행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높아졌습니다.

작품들을 보면 확실히 이 사람은 "주얼러"보다는 "예술가"입니다.

대부분의 작품은 청동 주조에 도금을 한 것이고,
반짝이는 것이라고는 거울이나 유리 조각을 쓴 게 전부이며,
탈로셀을 비롯해서 새로운 소재와,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실험하고 연구하였으니까요.

젊을 때부터 활동한 만큼 작품들 개수도 수천 개에 달하는데,
가격들이 전부 다 300만원쯤부터 시작합니다. 와우-

낙찰가 2,000 달러 이하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 팔찌의 작품명은 "단테"입니다.
적혀 있는 글자는 아마 프랑스어겠죠.

그리고 팔찌의 잠금 장치에는 머리가 세 개 달린 개가 붙어 있습니다.
ㅋㅋㅋ
케르베로스죠.
지옥의 문을 지키는 머리 셋 달린 개.
작품명이 "단테"이니 자연스럽게 지옥을 관광하는 '단테의 신곡'을 말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리네 보트행의 작품들은 거의 다 이런 식입니다.

착용하면 이런 식입니다.
이렇게 넓적한 팔찌...음. 흔치 않죠.

탈로셀에 유리 조각을 붙여서 만든 작품입니다.

이것도 탈로셀인데...
무슨 에일리언 알이 서로 붙어 있는 것처럼 되어버렸네요.
탈로셀이 원래부터 이렇게 눌어붙은 것처럼 생기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마도?

브로치라 착용하면 이렇게 됩니다.
...진짜 이렇게 거무튀튀한 걸 의도한 걸까요?

이거 작품명은 '시위'라고 합니다.

청동에 도금입니다.

탈로셀에 유리...

이건 상자인데...상당히 느낌 있어서 가져와봤습니다.

브로치인데...이거 작품명이 뭐였더라?

벨트 버클입니다.
청동에 도금이네요.

뒷면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확실히 천이나 가죽을 재단해서 만들 수 있는, 일종의 DIY 부속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 방식 마음에 듭니다.
저도 저만의 디자인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이건 거울입니다.
작품 중에 거울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건 펜던트인데...
이콘(icon)이라고 하죠.
성화, 종교화를 본딴 것 같습니다.


역시 탈로셀에 유리조각...
예술성은 있지만 제조 원가는 엄청 저렴하겠네요...

귀걸이입니다.

유리 목걸이...
저게 청동이었나, 은이었나?
드물지만 은도 가끔 사용했습니다.

이 목걸이는 예쁘네요.

별과 여우, 인어(?) 브로치입니다.
뭔가 우화 같은 게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리네 부트행의 작품 경향 상, 이것도 분명 뭔가의 상징이거나 은유일텐데 말이죠.

그리고 이 브로치는 핀이 두 개 있습니다.
아무래도 길고 커서 고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건 드래곤 목걸이입니다.
사각 체인이 좋네요.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확대하면 이렇게 됩니다.
근데 이건 드래곤보다는 동양의 용인데?
뭐...외국어에서는 두 가지를 따로 구분하질 못하니까 하는 수 없겠지만요...

브로치...

이건 브로치이면서 목걸이도 가능한 작품입니다.
일단 디자인이 굉장히 고대 문명 스타일입니다.
멋져요.

뒤에 브로치핀이 이렇게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목걸이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거 좋네요.
브로치와 목걸이 겸용 디자인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렇게 독특한 디자인의 작품이 수천점이라니...정말 대단합니다.
안에 담긴 아이디어와 은유도 좋습니다만...
보석과 귀금속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니 '주얼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넘치는 아이디어와 예술성은 정말 훌륭합니다...
참고 사이트
https://fr.wikipedia.org/wiki/Line_Vautrin
Line Vautrin — Wikipédia
Un article de Wikipédia, l'encyclopédie libre. Line Vautrin, née le 28 avril 1913 à Paris où elle meurt le 12 avril 1997[1], est une artiste française, designer, créatrice de bijoux et d'objets de décoration[2]. Tout au long de sa vie, elle fabriqu
fr.wikipedia.org
Line Vautrin: 'The poetess of metal'
As Christie's in Paris presents a monograph exhibition of the pioneering French designer, we look at her endlessly inventive creations, from mother-of-pearl powder compacts to sunburst mirrors – and why they are more keenly sought-after than ever
www.christies.com
https://www.artsy.net/artist/line-vautrin
Line Vautrin - Biography, Shows, Articles & More | Artsy
Explore Line Vautrin’s biography, achievements, artworks, auction results, and shows on Artsy. French artist, jeweler, and designer Line Vautrin’s costume jewels and
www.artsy.net
https://www.1stdibs.com/creators/line-vautrin/jewelry/
Line Vautrin Jewelry - 32 For Sale at 1stDibs | line vautrin gold earrings, line vautrin necklace, line vautrin bracelet
A talousel and soft pink mirror sautoir necklace, Line Vautrin, France, 1960s By Line Vautrin Located in Greyabbey, County Down A simple 'sautoir' style necklace, in soft dusky pink mirrored fragments, set in black Talousel resin, from the early 1960s. Thi
www.1stdibs.com
https://www.incollect.com/artists/line-vautrin-jewelry-mirrors
Line Vautrin Jewelry Mirrors Boxes Objects | Incoll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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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incollect.com
https://www.phillips.com/artist/6197/line-vautrin
https://kr.pinterest.com/ninthamulet/line-vautrin-jewelry-and-metalwork/
Line Vautrin, jewelry and metalwork
ninthamulet님의 컬렉션 Line Vautrin, jewelry and metalwork을(를) 둘러보세요.
kr.pinterest.com
https://www.sothebys.com/en/artists/line-vautrin
Line Vautrin
Sotheby’s presents works of art by Line Vautrin. Browse artwork and art for sale by Line Vautrin and discover content, biographical information and recently sold works.
www.sothebys.com
https://www.thelondonlist.com/culture/line-vautrin
Line Vautrin — THE LONDON LIST
Through her idiosyncratic vision, French artist Line Vautrin transformed unconventional, unfashionable and everyday materials into highly original jewellery and decorative objects, cast and chased in symbolism, an incarnation of true, refined luxury as wel
www.thelondon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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