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알아볼 저명한 주얼러는 외젠 퓨이야트레(Eugène Feuillâtre)입니다.
철자와 발음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인입니다.

생몰연도는 1870년에서 1916년이네요.
1890년 대 후반부터는 바로 아르누보의 시대죠!!!
.........어라? 46세에 사망?

1870년에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에서 태어나
1881년부터 금세공사 밑에서 기술을 배웠고...11살??
이후 에나멜 장인인 에티엔 투렛과 루이 위용(Louis Huoilon)에게서 에나멜 기술을 배웁니다.
아니, 근데
에티엔 투렛이 에나멜 장인이었다고?
전에 저는 에티엔 투렛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https://opalgirin.tistory.com/326
저명한 주얼러들 Famous Jewellers: Etienne Tourette 에티엔 투렛
아트 주얼리: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에서 드래곤 티아라를 본 김에 다시 디자이너를 찾아봤습니다.https://opalgirin.tistory.com/309?category=1196237 아트 주얼리: 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 4편드디어 왔습
opalgirin.tistory.com
그때에는 뭘 조사해도 나오는 게 없었는데...여기에서 이렇게 연결이 되네요.
에티엔 투렛 글을 수정해야겠습니다...
제가 아는 외국어는 영어뿐이라 검색도 주로 영어로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어권이 아닌 문화에 속한 주얼러들의 정보는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 찾기 힘든 정보 중에 제일 지분이 큰 건 아마도 프랑스일 겁니다.
/한숨

아무튼, 외젠 퓨이야트레로 돌아오겠습니다.
외젠은 금세공사로서도, 조각가로서도 우수했지만 에나멜에 푹 빠졌습니다.
1890년부터 1897년까지 그는 르네 랄리크 공방에서 에나멜 작업팀의 팀장으로서...
아니 잠깐. 1870년 생이니까 20살에 에나멜 작업부의 장이 되었다고요?
...플리카주르 기법을 비롯하여 당대 가장 상징적인 에나멜 작품들을 생산하는 데 지대한 기여를 했습니다.

르네 랄리크 공방에서 일했다니, 과연 대단하네요.
1893년에는 은과 백금에 에나멜을 작업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당시 에나멜은 주로 구리나 금판 위에서 작업을 하였는데,
외젠은 녹는점이 더 낮은 은 위에서 작업을 하였다고 합니다.
구리나 금은 녹는점이 1,000도가 넘는 반면, 은은 960도입니다.
에나멜(법랑)의 녹는점은 색깔에 따라 성분이 달라서인지 500도에서 800도 가량으로 넓더군요.
가장 난이도 있는 작업이 800도에 녹는 에나멜이라고 가정하면,
에나멜이 녹는 시점과 바탕이 되는 은판이 녹는 시점의 온도 차이는 160도입니다.
물이 어는 온도와 끓는 온도가 100도라고 생각하면 꽤 큰 차이 같지만,
물과 달리 금속은 녹는 시점까지 거의 열을 방출하지 않고 축적합니다.
(물은 끓기 전부터 김이 나기 시작하면서 열이 빠져나감)
그리고 가열 방법에 따라서 온도 조절에 난이도가 있을 수 있겠지요.
에나멜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칠보와 유사한데,
제가 알기로는 둘 다 가마에 넣어서 작업을 합니다.
요즘에야 전기가마로 온도가 정확하게 유지되고 시간까지 설정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온도 조절이나 가열 시간이 거의 감각의 영역이었을 겁니다.

1897년에는 독립해서 자기 공방을 내고, 1898년에는 자기 상표를 등록했습니다.
에나멜 전문 공방으로 다양한 기법에 통달해 있었고,
그 해에 롱드보스, 클루아조네, 플리카주르 기법을 동시에 적용한 작품을 낼 수 있었답니다.
뒤에 두 개는 얼추 아는데, 롱드보스는 뭔지 모르겠네요.
이 참에 다 알아보겠습니다.
롱드보스(Email en Ronde Bosse)는 부푼 입체에 에나멜을 씌우는 기법입니다.
에나멜은 바른 뒤에 고온에서 가열해서 한 번 녹인 뒤에 식혀서 굳히는 겁니다. 녹았을 때 어느 정도 점도가 있다 해도 액체 상태가 될텐데, 그걸 저렇게 불룩불룩한 표면에 바른 뒤 잘 녹이는 건 난이도가 있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클루아조네(Cloisonne)는 얇은 금속판으로 벽을 만들어서 그 안에 에나멜을 집어넣어 녹여 만드는 기법이며,

플리카주르(Plique-a-Jour)는 나중에 떼어낼 수 있는 받침을 대고 에나멜 작업을 한 뒤에, 에나멜이 굳으면 받침대로 쓴 밑판을 떼어내어서 투명한 에나멜층만 남기는 기법입니다.


이 실력으로 티파니를 비롯해서 여러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들에 여러 작품을 납품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외젠 퓨이야트레는 오직 에나멜 전문이라서
목걸이든 꽃병이든 그릇이든 에나멜을 올릴 물건을 먼저 만든 뒤에 의뢰를 해야 했던 거군요.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은 티파니와 퓨이야트레의 각인이 동시에 찍혀 있다고 합니다.

퓨이야트레는 르네 랄리크, 조르주 푸케와도 여러 작품에서 협업하며
훌륭한 에나멜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1900년에는 세계박람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전시회에서 꾸준히 작품이 전시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연 이름 높은 장인답게 영국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서도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었습니다.

굉장한...은접시입니다...
플리카주르 기법을 사용했기에 접시 자체는 투명하겠군요...

1916년 제 1차 세계대전 중에 사망하였습니다.
46세...징집 당해서 전쟁에 끌려간 걸까요?
구글 AI 답변에 따르면 프랑스는 1914년 전쟁 발발 당시부터 20대의 징집 대상 약 290만 명을 징집했으며,
1918년 전쟁이 끝날 무렵에는 심각한 병력 부족으로 무려 12세 소년까지 징집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1916년이면 딱 전쟁 중기이고, 당시 40대였던 외젠이 끌려갔어도 이상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름다운, 플리카주르 기법을 사용한 잔...

금속 테가 있는 걸로 봐서는,
아마 금속테를 먼저 만들고,
거기에 유리를 불어넣은 뒤에,
에나멜 작업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외젠 퓨이야트레의 작품 중에 유명한 작품입니다.
밤의 호수를 나타낸 거라고 합니다.
근데 이건 무슨 그릇인지 모르겠네요.

그림에 선명한 금속 테두리가 있는 걸 보니 클루아조네 기법이 사용된 것 같군요.

이건 일종의 꽃병 같은데...
금속테를 만들고, 거기에 우유빛 유리를 불어넣고,
퓨이야트레가 에나멜로 작업을 한 뒤에,
마지막에 보석을 세팅했을 것 같습니다.

반투명한 포도알 같은 저건 프레나이트나...녹색 아게이트 정도가 아닐까 짐작됩니다.

밑에도 거의 형광처럼 선명한 녹색 에나멜입니다.

뭔가...SF에서 이종족의 성배 같은 소품으로 나와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습니다.
이질적이면서도 아름다워요...

도자기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 진주 같은 펄 효과가 외젠 퓨이야트레 작품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상당히 큰 장식용 화병.

테마는 척 봐도 바다군요.

세공을 배우고,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크기가 커지면 필요한 설비도 그렇고 난이도가 급상승합니다.
이 큰 걸 작업하려면 그에 맞춰 거대한 가마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커다란...잔? 그릇?

모티브는 박쥐....
위에 플리카주르 기법으로는 나방을 그렸네요.
할로윈용인가?

와우...
플리카주르 기법을 사용한 잔 부분이 굉장합니다.
유튜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구리테이프와 납을 사용한 스테인드글라스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에나멜은 스테인드글라스의 상위호환인가?

잔 아랫부분은 이렇게 되어 있군요.
에나멜이 녹으며 표면 장력을 형성해서 저렇게 움푹 들어간 걸까요?

E (나뭇잎) F
외젠 퓨이야트레의 각인이네요.

참고 사이트
Feuillâtre, Eugène
The store will not work correctly when cookies are disabled. JavaScript seems to be disabled in your browser. For the best experience on our site, be sure to turn on Javascript in your browser. Eugène Feuillâtre was renowned for the beauty and quality of
hancockslondon.com
https://www.artsy.net/artwork/eugene-feuillatre-an-enamelled-silver-bonbonniere
Eugène Feuillâtre | An Enamelled Silver Bonbonnière (ca. 1902) | Artsy
From Wartski, Eugène Feuillâtre, An Enamelled Silver Bonbonnière (ca. 1902), Silver, Enamel, Glass
www.artsy.net
Eugène Feuillâtre and the Magic of Art Nouveau: A Jewel of 1900
Discover the enchanting artistry of Eugène Feuillâtre (1870–1916), a master of Art Nouveau jewelry. This exquisite ca. 1900 brooch showcases gold, enamel, opal, moonstone, and diamonds in a fluid, nature-inspired design. Renowned for his delicate pliqu
www.museumreproductionsjewelry.com
https://www.christies.com/en/lot/lot-881276
A plique-a-jour enamel box and cover , BY EUGENE FEUILLATRE, CIRCA 1900 | Christie's
More from TWENTIETH DECORATIVE ARTS View All
www.christies.com
https://collections.vam.ac.uk/item/O88346/ring-tray-feuill%C3%A2tre-eug%C3%A8ne/
Ring Tray | Feuillâtre, Eugène | V&A Explore The Collections
Gilded silver with opals and plique-à-jour enamel dish with a Fish in the Sea design, made by Eugène Feuillâtre, France,1902.
collections.vam.ac.uk
Eugène Feuillatre
A Short History of Eugène Feuillatre Jewelry! We Buy Eugène Feuillatre Jewelry!
www.velvetboxsociety.com
https://www.musee-orsay.fr/en/artworks/vase-decor-de-paysage-lacustre-99023
Vase à décor de paysage lacustre - Eugène Feuillâtre | Musée d'Orsay
The goldsmiths and jewellers of the second half of the nineteenth century constantly strove to perfect and develop the techniques of enamelling for artistic purposes. Eugène Feuillâtre, who headed the Lalique enamelling workshop before opening his own wo
www.musee-orsay.fr
Eugène Feuillâtre | Broche émail et citrines | Enamel and citrine brooch | Fine Jewels | 2024 | Sotheby's
<p>Figurant un papillon, les ailes réhaussées d'émail orange et opalescent, de citrines taille ronde serties clos, les yeux ornés de pâte de verre, <em>dimensions 50 x 20 mm, signée, poinçons français pour l'or 18K (750°/00), poinçons de maître,
www.sothebys.com
Feuilltre, Eugéne – Antique Jewelry University
Symbol cartouche, diamond, frame, leaf, lozenge, rhombus
www.langantiques.com
https://commons.wikimedia.org/wiki/Category:Eug%C3%A8ne_Feuill%C3%A2tre
Category:Eugène Feuillâtre - Wikimedia Commons
From Wikimedia Commons, the free media repository
commons.wikimedia.org
By Sailko - Own work, Public Domain,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4755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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