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리프앤아펠은 오래 전부터 발레에서 모티브를 골라왔습니다.
그리고 발레에 투자도 많이 했죠.
어디선가 스치듯 읽은 거지만 반클리프앤아펠의 이름으로 주는 발레 장학금도 있을 겁니다.
꽤나 구경하기 힘들게 만들어 놓은 전시 박스.
발레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들.
중앙의 세 점 정도가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보통 우리가 아는,
거의 수평으로 빳빳하게 펼쳐지는 여성 발레복 치마가 '투투',
일반적인 치마처럼 아래로 처지는 게 '로맨틱 투투'입니다.
발레리나들의 자세를 테마로 한 디자인 드로잉들.
재밌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컨셉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리를 180도로 찢는 역동적인 발레 자세보다는
좀 더 사랑스럽고 리듬을 타는 자세 위주로 테마를 잡았더군요.
반클리프앤아펠이 발레 시리즈를 밀어온 지가 꽤 되었는데 무용 섹션은 이걸로 끝이었습니다.
꽤 많이 만들었던 걸로 아는데...
다 팔려서 전시할 게 별로 없었을까요?
다음으로 바로 넘어갔습니다.
건축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건축 구조나 그런 걸 상세하게 구현한 건 아니고,
그냥 도형이나 약간 기하학적인 디자인들을 모아서 이름 붙인 것 같더군요.
매우 전위적인 팔찌.
저 연결 부분이 꽤 독특했습니다.
뒤에 잠금 장치가 특이하더군요.
보통은 연결 고리와 유사하게 처리해서 잠금 장치가 눈에 띄지 않게 만들텐데,
이건 아예 한 부위를 뚝 잘라서 잠금 장치를 붙여버리는 식으로 꽤나 투박하게 처리했습니다.
디자인 자체가 섬세함과는 거리가 머니
거기에 맞춰서 잠금 장치도 숨기는 거 없이 대놓고 강력하게 해버린 걸지도 모르겠네요.
특이한 팔찌.
벽돌을 교차로 들여쌓기 한 것 같은 디자인이었습니다.
속이 비어 있는 건 무게를 줄이고 지나친 가격 상승을 예방하기 위해서겠지만
그래도 안쪽에 격자를 설치해서 피부에 닿았을 때
벽돌 무늬가 그대로 찍히는 걸 방지했군요.
촉감이나 착용이 꽤나 재밌을 것 같은 팔찌.
저 동글납작한 것들이야 주물로 반복해서 뽑아냈을 테지만
그래도 연결은 하나 하나 손으로 직접 해야 했을 겁니다.
멋지네요.
뒷면을 보니 역시 복잡하지만 깔끔합니다.
잠금 장치는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네요.
역시나 대담한 디자인의 팔찌.
이 팔찌는 뒷면이 입체가 아닌, 그냥 평면이네요.
그래도 끄트머리에 단을 내어서 조금 입체로 만들기는 했습니다만.
사각 사슬 같은 굵직한 팔찌.
그러고보니 이게 사슬 팔찌인지, 아니면
사슬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고정된 뱅글 팔찌인지 모르겠네요...
동그라미와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도형 목걸이.
까만 건 아마 오닉스일 겁니다.
삼각형이 없는 게 아쉽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대담한 디자인의 목걸이를 보기 어렵죠.
음...역시 제 눈에는 예쁘거나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물론 강력하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그리고 검은색과 금색은 역시 실패하기 힘든 조합이군요.
유사한 모티브의 귀걸이.
금속선을 꼬아 만든 걸로 둘레를 장식하는 거야 뭐...워낙 흔한 거라서...
다만 신기한 게 오른쪽 귀걸이의 아래쪽 고리 테를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사이즈가 좀 안 맞더군요.
시간이 지나서 헐거워진 건지
왠일로 정교하게 맞춰서 만들어내질 못한 건지...
손등 위로 각진 부분이 튀어나오는 반지입니다.
설명문에는 "루도 링"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끼었을 때 보석이 아닌, 반지테 자체가 튀어나오는 디자인이 여기서 나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옆에서 보면 저렇게 뱃머리처럼 튀어 나와 있습니다.
오닉스와 다이아몬드, 흑백의 대비를 보여주는 반지입니다.
쿠션컷 사각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반지.
왠지 삼청동틱한 삼층 건물 같기도 하네요.
그 뒤로는 아르누보와 아르데코 스타일에 따라 제작한 각종 생활용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장미 수정으로 만든 재떨이...
수정이 아깝네요.
나이트 램프...입니다.
장미수정과 오닉스 등을 붙여서 만든 것으로
전원을 넣으면 장미 수정을 통해 빛이 나오는 구조로 보입니다만...
장미 수정의 색이 얼마나 잘 구현될지는 내부에 있는 전등의 색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백광이나 주광이라면 모를까, 옛날의 노란 전구라면 분홍빛이 제대로 나오진 않겠죠.
옆에서 보면 다소...
뭔가의 토템 같기도 합니다.
이 디자인이 최선이었나....
거울입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청동 거울 삽화는 사실 세공을 한 거울의 뒷면이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울 뒷면의 손잡이 부분입니다.
하지만 잡기 편해 보이진 않습니다.
비슷한 모티브로 만든 또 다른 거울.
확실히 아르데코 느낌이 납니다.
이게 뭐였더라...
이것도 재떨이였던가....?
....이것도 재떨이였던 것 같은데...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수많은 남자가 죽고,
인력이 부족해져 여성의 노동력까지 투입하게 되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여러 가지 것들이 여성에 전파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담배죠.
근데...음. 루비를 박아 놓은 재떨이라...흠...
뭐, 굳이 '여성'만 썼을 것 같진 않습니다만...허허.
이건 좀 보석지랄...
입체적으로 보이게 착시를 유발하는 디자인의 브로치.
착시는 옵티컬 아트 (Optical art)라고 하며, 이 브로치의 이름도 거기에서 왔을 겁니다.
매우 아르데코적인 시계.
아르데코스러우면서도 좀 모던한 동물 브로치.
왼쪽은 그렇다 치고...
오른쪽 청금석에 새겨진 게 좀 헷갈립니다.
제 눈에는 오른쪽을 보고 있으며 목에 리본을 두른...앉아 있는 강아지처럼 보이는데...
그러기에는 뭔가 비율이나 그런 게 좀 안 맞는 것 같고....
어디를 어떻게 봐야할지 헷갈립니다.
본 순간 폴더폰 커버라고 생각한 작품들...
거울이었던가...화장품 케이스였던가....기억이 잘 안 나네요.
아, 파우더 케이스였군요.
1927년...약 96년 전 작품이지만
유치하다거나 고루하다는 느낌은 전혀 나지 않습니다.
라피스라줄리와 금으로 만든 팔찌.
오닉스와 다이아몬드의 흑백도 그렇지만
푸른빛과 황금의 색조합도 거의 실패가 없는 것 같습니다.
반지는 아니고
이게 아마 원형 펜던트였나 브로치였나 그럴텐데...
맨 아래 거는 왠지 마블 로고랑 비슷한 것 같고
루비를 세팅한 건 확실히 아르데코 느낌이 나며
제일 위에 있는 다이아몬드 세팅은 좀 너무 반짝거리게 만든 거 아닌가 하는 감이 있네요.
하지만 저렇게 단순한 지갑 손잡이로 달아놓으니 확실히 어울리네요.
실제로 사용한 듯, 고리로 인해 천 부분이 헤져 있는 게 보입니다.
한 11편까지, 어쩌면 12편까지 갈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다음 편도 잘 정리해서 들고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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