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입니다!!
어우, 오래 걸렸습니다.
올해에는 더 이상 이만한 전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아쉽네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
지난 편에서
반클리프앤아펠은 자연에서 적극적으로 모티브를 구하며
이번 전시에서 식물과 동물, 플로라와 파우나로
전시 섹션을 구분해놨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전시 섹션은
동물 모티브를 채용한 파우나,
식물학,
식물 모티브를 채용한 플로라로 되어 있었습니다.
솔직히 왜 굳이
식물학과 플로라를 구분해놨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각 섹션의 분량 때문인지,
외국어로는 식물학인 Botany와 플로라 Flora가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 건지.
뭐, 뭔가 사정이 있었겠거니 합니다만
보는 입장에서는 의아한 것도 사실입니다.
아름다운 장비 브로치.
붉은 봉오리에 세팅할 보석들이 불규칙한 형태인 게 특히 눈에 띕니다.
번호 붙여서 일일이 다른 형태로 커팅해야 할 거고...
마지막에 붙였을 때 다 짜맞춰지지 않는다면...악몽이군요.
꽃 속에 보석 세팅...
이건 그렇게 특출난 부분이 있는 디자인 같진 않습니다.
왜 이걸 하와이 링이라고 부르는 걸까요?
아무튼 흔한 플라스틱 비즈를 투명한 낚싯줄에 꿰어서 만드는
요즘 어린이 장난감과 꽤 비슷하게 보입니다.
실제로 만들면 다르겠지만 말이죠.
콘플라워 (cornflower)는 우리말로 수레국화로,
영문명처럼 옥수수꽃이 아닙니다.
그리고 살짝 보랏빛이 도는 옅은 푸른색으로
사파이어의 인기 있는 색이기도 합니다.
푸른색 계열 사파이어에서 가장 고가로 치는 색상은
로열 블루(royal blue)라고 부르는
진하면서도 쨍한 파란색이지만
더 섬세하면서 색이 옅은 콘플라워 컬러도
좋아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다섯 장 짜리 꽃잎이 있는 저 귀여운 꽃이 붙으면
하와이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걸까요?
금속으로 프릴 표현을 한 게 눈에 띕니다.
프릴 사이를 적당히 막아놓지 않으면 주얼리 세척이 지옥이 될 것....
1942년이면 초음파 세척이 발명되었을까요?
이건 목걸이 마디가 테일 리저드 종류의 꼬리처럼 생겼네요.
아래로 내려갈수록 꽃이 풍성해지며
커다란 화한이 되는 구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디자인은
뭉쳐 있는 형태와 색 조합에 따라서
지저분하고 유치해지거나
풍성하고 아름다워지는 것 같습니다.
제비꽃 같은 홑겹 꽃을 모아놓은 꽃다발이군요.
그림에서는 대충 녹색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보석과 귀금속으로 만들 때에는 달라지겠죠.
흰색 꽃잎까지는 백수정이나 크리스탈 유리를 쓸 수 있겠지만
녹색 줄기는 아무래도...
에나멜이나 래커라면 모를까...
각진 바게트컷으로 인조꽃이라는 걸
매우 티내고 있는 디자인입니다.
레고꽃 같기도 하네요. ㅋㅋ
다른 건 잘 모르겠고
가운데 라즈베리처럼 알알이 뭉쳐진 건
어떻게 세팅을 할 생각이었을지 궁금합니다.
붉은 보석을 구슬 비즈로 커팅한 다음 반구멍을 뜷어서
트리 모양으로 만든 금사에 꽃으면 될 것 같기는 한데...
과연 어떨까요?
하와이 팔찌라...
일단 드로잉을 보면 뱅글 팔찌처럼 보이지만
실제 구현된 전시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모르는 일입니다.
팔찌에서 여러 줄의 금속사를 뽑아다가 그 끝에 꽃을 장식하는 식으로
꽃밭을 만드려고 한 것 같은데...
그런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실제 금속사를 저렇게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을까요?
저 꽃밭의 균일한 배치가 유지되려면 어떻게든 고정할 게 필요한데
금속사가 평행하게 쭉쭉 뻗어나가야 하는 디자인으로는...음...
방법이야 찾으면 있겠지만
초보에 불과한 저로서는 그저 추측할 뿐입니다.
왠지 정면 모습이 우리나라 전통 배씨댕기 같은 귀걸이입니다.
귀걸이니만큼 실제 크기는 아주 작겠죠.
멜리 사이즈의 다이아와 보석들을 짜맞추는 세밀한 작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선만으로 꽃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흠...이런 건 제 취향이 아니라서 그런지
크게 감흥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뒷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게 브로치인데...
뒤에 보이는 쇠테는 전시물을 제대로 받쳐주기 위한 프레임입니다.
그래서 좀 헷갈렸어요.
금사를 꼬고 엮어서 만든 브로치들.
이것도 좀 많이 비즈공예 같네요.
금으로 만든 꽃.
암술은 사파이어인가요.
아, 이거 설명문을 안 찍었네요.
저 하얀 꽃잎 부분이 뭔지 모르겠는데...
수정 종류일 것 같긴 합니다.
아게이트(마노)일 수도 있겠네요.
자수정 꽃.
꽃잎 주위에 고정시키는 난발이 없는 걸 보면
뒤쪽으로 반구멍을 뚫어서 금사를 꽃았거나...
다른 종류의 세팅을 했겠죠?
조그만 꽃들이 모여 있는 꽃다발.
귀엽네요.
조그만꽃 다발 2
꽃다발 3
꽃다발 4.
이건 저 위에 있는 각진 보석꽃을 다소 수정해서 나온 디자인 같습니다.
직사각형 바게트 컷이 아니라
좀 오동통하게 바뀌었네요.
금의 색감과 다이아몬드의 반짝임이 매우 잘 어우러진 작품이네요.
밑에 꼬인 밧줄 리본도 잘 어울립니다.
부케 디자인 주얼리 중에서도
딱 두 가지 색으로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상수리 종류 같기도 하고...
독특한 이파리입니다.
어느 식물의 잎에서 모티브를 따온 걸까요?
산호로 만든 꽃입니다.
저는 알함브라 시리즈 말고 이 디자인도
단순해서 꽤 팔릴만하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전에 반클리프앤아펠은 다양한 소재를 추구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게 그런 경우입니다.
저 갈색 꽃잎은 나무입니다. 나무.
터키석 버전.
옆에 보시면 녹색 잎도 있습니다. 비취였던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아무튼 이 디자인은 꽃잎을 여러 가지 보석으로 다양하게 세팅할 수 있으니까
알함브라 시리즈만 파지 말고 좀 더 멋진 걸 내줬으면 합니다.
(그런다고 제가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건 아닙니다.)
흰색과 노란색의 대조가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다이아몬드 팔찌.
꽤 넓적합니다.
꽃...이 모티브인 것 같기는 한데
이렇게 보면 패턴이 너무 복잡하고 형이상학적이라서
어떤 형태를 인식하기 보다는 그냥 화려하다는 느낌만 드네요.
보석꽃.
각 이파리마다 중심에 잎맥이 있는 게 눈에 띕니다.
아까본 나무꽃의 겹꽃 버전과
단순한 금에 광택을 낸 버전.
산호는 이미 봤고...
저 푸른 게 뭐였더라...?
이건 자개입니다.
확실히 이 꽃 모티브 작품들은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네요.
전통적인 장미.
입술처럼 벌어진 부분에 다이아몬드 세팅을 한 게 눈에 띄지만
어쨌든 형태 자체는
잎맥 같은 표면 세공하며
구부러진 꽃잎과 막 벌어지고 있는 봉오리까지
전통적인 장미 세공 형태입니다.
찔레꽃 같은 홑겹 꽃 작품.
중앙의 다이아몬드 클러스터를 꽃잎으로 감싼 것 같은 작품입니다.
꽃잎의 결이 눈에 띄네요.
이파리의 잎맥도 섬세합니다.
줄기에도 진짜처럼 주름이 잡혀 있습니다.
그리고 보석으로 아예 표면을 도로포장한 버전.
장미 꽃술 부분이 좀 특이하고,
줄기를 바게트 보석으로 한 점과
장미 이파리의 톱니 모양이 좋습니다.
확연히 장미라는 걸 알아볼 수 있는 넓적한 팔찌.
백장미와 홍장미를 교대로 배치한 패턴이군요.
이것 또한 중간에 세팅한 루비의 형태가 모두 다른, 특수컷입니다.
그 말인 즉슨, 그럴 리는 없겠지만
이 작품을 해체해도 건질 수 있는 루비가 거의 없다는 뜻이죠...
리세팅이 불가능한 겁니다.
함께 있어야만 아름다운 꽃을 이룰 수 있고 가치가 있는 모습이군요.
자, 이걸로 기나긴 구경이 다 끝났습니다.
나가는 출구에서 장바구니 패턴 한 번 봐주시고,
1층으로 내려가면 이렇게 라운지가 있습니다.
지난 전시와 이번 전시의 도록과 반클리프앤아펠의 작품 사진집 같은 책들이
책장에 여러권씩 꽃혀 있습니다.
책은 약 3~4 종류이고 종류마다 일고여덟 권 이상 있으니
한권씩 들고 가서 앉아서 보기 좋습니다.
저는 이 라운지에서 도록 두 권을 다 살펴본 것 같네요.
프레드에 부쉐론, 반클리프앤아펠까지
좋은 구경거리가 넘치도록 많아서 정말 좋았습니다.
내년에도 또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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