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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주얼러들

저명한 주얼러들 famous jewellers: 풀코 디 베르두라 Fulco di Verdura

by Yeonwoo8310 2024.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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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주얼러는 풀코 디 베르두라 공작입니다.

네, 공작.

꼬리 펼치는 새인 Peacock 말고 북부대공할 때의 Duke.

공후백자남의 오등작위의 그 공작.

근데 이제 그렇게 막 부유하거나 권력이 떵떵하지 않은...

풀코 산토스테파노 델라 체르다의 생몰년도는 1899년 ~ 1978년입니다.

시칠리아 팔레르모의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유럽쪽의 오래된 귀족 집안들이 그렇듯이 1700년 대에서 크게 변한 게 없는 집안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오래 전이지만 이탈리아 로마에 갔을 때 관광객들에게 반만 개방된 수백년 된 귀족 저택을 구경한 적이 있습니다. 나머지 반은 아직도 그 집안 사람들이 살고 있다더군요. 풀코 또한 그런 오래된 가문이었겠죠.)

 

풀코가 공작 작위(베르두라 공작과 무라타 라 체르다 백작)를 계승한 건 아버지가 돌아가신 1923년입니다.

이 작위는 현재 시칠리아에서는 없어졌습니다.

참고로 풀코의 사촌은 작가이자 '왕자(prince)'였습니다.

 

1919년, 풀코는 팔레르모에 여행 왔던 작곡가인 콜 포터 부부를 만났고

6년 후에 베니스에서 열린 파티에서 코코 샤넬을 소개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 풀코는 코코 샤넬의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시작하여

주얼리 디자인으로 분야를 바꾼 뒤, 그 유명한 몰타 십자가 팔찌를 만듭니다.

코코 샤넬이 팔목에 차고 있는 게 몰타 십자가입니다.

베르두라는 몰라도 이 팔찌만큼은 아시는 분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풀코는 한동안 프랑스에서 코코 샤넬과 일하다가

1934년에는 미국 할리우드로 건너갑니다.

할리우드에서도 콜 포터 부부를 비롯한 저명인사들의 후원을 받아

뉴욕 5번가에 베르두라 라는 이름으로 작은 살롱을 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쇼룸 같은 걸까요?)

 

그레타 가르보, 엘사 스키피아렐리, 조안 크로포드, 캐서린 헵번, 마를레네 디트리히 같은

당대의 유명 배우들과 교류하면서

풀코의 독자적인 디자인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풀코 베르두라의 디자인은

어린 시절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많다고 합니다.

작품들을 보면 동물, 특히 조개류가 많고 유명하더군요.

몰타 십자가 테마도 다양한 버전으로 계속해서 나왔습니다.

스테디셀러네요.

 

 

 

 

 

 

그레타 가르보가 찬 링크 팔찌 시계도 디자인했습니다.

 

 

 

태생과 어린 시절이 그래서 그런지

베르두라는 비잔티움 양식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을 많이 했습니다.

아니, 이 오팔 얼굴 생쥐 정말 아주 옛날 포스팅에 썼는데

이게 베르두라 거였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풀코 디 베르두라는 살바도르 달리와도 협업한 적이 있습니다.

아래가 그때 만든 작품들입니다.

 

 

https://theadventurine.com/culture/jewelry-history/verduras-new-out-of-this-world-collection-celebrates-a-historic-collab-with-dali/

 

Verdura’s Historic Collab With Dalì

The surreal styles the artist and designer created have been spun into hot new jewels

theadventurine.com

 

페레로로쉐....

 

더블 크레센트 문이라는 초승달 테마의 팔찌도 디자인했는데

마조리 메리웨더 포스트(당시 미국의 억만장자)가 찼고,

그 후에 이걸 누가 찼냐 하면...

 

이 분이 찼습니다...

아무튼 그리하여...

개성 넘치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디자인하였습니다.

 

풀코는 1973년에 자신의 사업 지분을 매각한 뒤에 은퇴하여 런던으로 갔고,

사망할 때까지 스케치를 하고 그림을 그리며 여생을 보냈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도 없었기 때문에 (게이라서...)

베르두라 공작위와 산토스테파노 델라 체르다 백작 가문도 그의 대에서 끝나게 됩니다.

 

풀코가 지분을 판매한 회사는 이후 다른 곳에 매각되는데,

이때 풀코가 남긴 만여 장(!!)의 오리지널 주얼리 디자인도 딸려갑니다.

그래서 사후에도 계속 베르두라 브랜드가 이어져 온 것입니다.

 

https://verdura.com/

 

Welcome to Verdura | Fine Jewelry

Welcome to Verdura fine jewelry. Founded in 1939 by Duke Fulco di Verdura, the jeweler is known for its timeless, elegant and distinctly original designs.

verdura.com

 

이번 자료 조사로

핀터레스트를 오가면서 한 번씩 봤던 작품들이

베르두라의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네요.

 

정말 상상력이 풍부한 디자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음에도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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