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주얼러는 이 현대의 인물로 아직 살아계십니다.
한동안 디자인만하거나 주얼리는 본업이 아닌 외도에 불과했던 사람들만 소개했는데,
이번에는 진짜 중의 진짜입니다.
서양, 그것도 유럽쪽이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는 하이 주얼리의 세계에서 "최초의 동양인" 타이틀을 딴 분입니다.
월레스 찬 (Wallace Chan), 본명은 첸시잉(陈世英). 우리말 독음으로는 전세영일까요?
1956년에 푸저우에서 출생, 5살에 홍콩으로 건너갔습니다.
학교에 들어갔지만 2년만에 나와서 13살 나이에 가족을 먹여살려야했습니다.
16세가 된 1973년에 조각가의 조수로 들어갔고, 다음 해인 74년에 자기 자신의 조각 작업장을 차렸습니다.
(견습에서 마스터까지 1년...ㄷㄷ...이건 대체 무슨 판타지 소설이죠?)
네...이 분도 천재과군요.
그리고 2012년 파리 비엔날레 주얼리 부문에서 동양인 최초로 작품을 전시하였습니다.
월레스 찬이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것은 보석 커팅 기술을 발명했기 때문입니다.
1987년에 발명되어 월레스 컷(wallace cut)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커팅 기술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얼굴 세 개를 조각해놓은 게 아니라, 실제 조각은 하나 뿐이고 나머지는 보석의 빛 반사를 이용하여 저렇게 입체적인 이미지가 떠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월레스 찬은 조각가이자 화가, 주얼러, 발명가로서 보석 커팅만이 아니라 주얼리도 만들었으며 계속해서 진화했습니다.
그리하여 2000년에는 보석에 보석을 세팅하는 기술을, 2002년에는 옥 커팅과 광택법을 발명하여 특허를 땄고, 2018년에는"월레스 자기"로 철보다 5배 단단한 주얼리 자기를 발명했습니다.
......음.
이쯤은 되어야 유럽이 휘어잡고 있는 하이 주얼리의 세계를 뚫고 들어가
최초의 동양인으로서 이름을 떨칠 수 있는거군요.
일단 발명한 기술을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2000년에 발명한 보석 세팅 기술은 보석 위에 보석을 물리는 기법이며, 목공의 장부맞춤 기술을 보석에 적용하여 난발 없이 보석을 세팅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반클리프앤아펠의 미스터리 세팅처럼 보석 자체에 특수한 커팅을 가해서 짜맞추는 방식인 것 같네요.
2002년에 특허를 낸 옥 커팅과 광택 기법은 옥의 광채와 빛깔을 극대화한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니 어쩐지 제가 알던 옥이랑 전혀 다른 것 같은데요...
이건 2014년에 발표한 작품인데 루틸 수정 내부를 깎아서 에메랄드를 세팅한...
아, 이젠 더 놀랄 게 없을 것 같네요...
월레스 찬은 금이나 은보다는 티타늄을 많이 사용하는데,
보다시피 그건 화려한 색감을 구현할 수 있는 금속이기 때문일 겁니다.
금이나 은으로는 이렇게 다채로운 색을 낼 수 없죠.
....아니...하...
그리고 분리가 가능한 주얼리 작품도 여럿 만들었습니다.
물고기에 세팅한 보석이 좀 뿌옇다 싶었더니...
네, 그건 다 인탈리오 기법으로 만든 신기루 궁전이었구요...
댓잎에 매미...에 거미 한 마리
옥의 광택이...색깔이...
뒷면까지 완벽한...
이건 뭘 나타내는 걸까요...투명한 점액인가...
미친 댓잎...
거기에 귀여운 거미 한 마리까지...
작품명 헤라(Hera).
공작 얼굴 표현이...질감이...색감이...
아...이게 보석 위에 보석을 세팅한 기법이군요...
어떻게 한 거야...
공작 아래에 있는 오팔 세팅은 분리하여 반지로 쓸 수 있습니다.
눈꽃...
어...음...
.
.
.
.
.
.
그리고 월레스 찬의 가장 최근의 발명은 "월레스 포클레인(자기)"이라고 하는 것으로,
7년에 걸쳐 연구해 만들어낸 도자기의 일종입니다.
근데 이게 보석을 세팅할 수 있는...
???????
일단...보시죠.
저 하얀 부분이 그 도자기입니다.
아, 그리고 이 반지는 대영 박물관이 영구 소장하기로 한 최초의 "현대 주얼리"입니다.
철보다 5배 단단한...도자기가 원래 좀 단단하긴 한데...
근데 지금 단단한 게 문제가 아니지 않나....
대체 어떻게 세팅한 거야...
열을 가하면 안 되는 보석을 도자기와 티타늄을 엮어서 세팅을 했는데
제작 순서가 대체 어떻게 되는 거냐고...
이 분이 찐으로 직접 작업한다는 증거...
월레스 도자기와 티타늄의 만남...
팔찌라고 합니다.
아름답다...
당연하겠지만 "월레스 도자기"의 성분 비율은 비밀입니다.
그리고 조각가로서 조각 작품도 계속 발표하고 있는데...
네...
뭐...
그렇습니다.
동시대에 이런 분이 계셨다니...
주얼러 시리즈를 시작하길 잘했네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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