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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공방 공사 9일차

by Yeonwoo8310 2024.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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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배풀을 다 썼습니다.

그러면 이제, 둥근 천장에 이은 두 번째 도전을 할 차례입니다.

바로 페인트칠입니다.

페인트칠을 하기에 앞서 페인트가 묻으면 안 되는 곳들을 마스킹 비닐로 꼼꼼히 가려줍니다.

비닐이 딸려 있는 마스킹 테이프라니...저 젊을 때에는 비닐 따로, 마스킹 테이프 따로였고,

마스킹용으로 나온 테이프도 없어서 접착력 짱짱한 테이프들을 써야했는데...

그래서 테이프 떼면서 아래 벽지가 같이 뜯어지는 일도 많았죠.

세상 많이 발전했어요. /흐뭇

그리고 드디어 열정의 페인트칠 시간입니다.

 

뜬금 없지만 혹시 진한 색을 가진 공간을 갖고 싶었지만 부모님 눈치나 동거인의 취향 때문에 흰색 벽지 속에 살아야만 했던 '어둠의 자식들' 계십니까?

제가 그랬습니다.

 

흰색 벽에서 탈출하고 싶었지만 어느 곳의 벽이든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는요.

그리고, 공방을 마련하게 되면서 꿈을 실현할 기회가 주어진 겁니다.

이 조그만 공간에 올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제가 뭘하든 가해자도 피해자도 저 하나라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저는 선택했습니다.

바로 청록색을 말이죠.

RGB 값 #01787C, 명칭 Bluegreen (BG)입니다.

실제로 페인트가 정확히 그 색상은 아니지만 최대한 비슷한 걸로 골랐습니다.

 

반드시 이 색이어야만 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제 급한 성격, 차분한 척 하다가 결국에는 못 참고 안달복달하며 급발진하는 버릇 때문입니다.

청록색은 가장 차분한 색, 깊은 숲 속의 색이며, 이론을 현실로 구현한다고 하더라고요.

 

마지막 단계에서 못 참고 준비도 없이 들이박아버리는 이 성질 때문에

중간까지 괜찮게 가다가 망친 물건이 한둘이 아닙니다.

조급증을 다스릴 수 있는 도움이 필요했고 색채심리학에 기대보기로 했습니다.

 

근데 사진이나 영상으로는...음...

조금...파란색이 우세하게 찍히는군요.

 

게다가 페인트 롤러 손잡이대가 너무 길어서 카메라 스탠드를 넘어뜨렸고 핸드폰을 고정하는 부분이 부러져버렸습니다.
첫 촬영 사고네요. ㅠ ㅜ

 

얼추 칠하고 난 뒤의 사진.

이 사진을 찍은 뒤에 솔직히 괜히 진한 색으로 칠했나 조금 후회했습니다.

후회의 무게를 측정한다면 한 1.3 kg 정도?

여긴 잠수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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