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알아볼 주얼러는 미리엄 하스켈(Miriam Haskell)입니다.
생몰연도는 1899년부터 1981년이네요.

이번 주얼러를 검색하면서 독특한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사업 파트너인 프랭크 헤스(Frank Hess)라는 사람이 반드시 언급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미국 켄터키 주 오하이오 강 근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미리엄의 가족은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자로서 잡화점을 운영했습니다.

미리엄은 시카고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1924년에 500달러만 달랑 들고 뉴욕으로 건너갔습니다.
2년 뒤인 1926년에 맥알핀 호텔 (현재의 헤럴드 타워)에 주얼리 상점을 열었고,
그 해에 웨스트 57번가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습니다.
프랭크 헤스가 합류한 것도 같은 해였습니다.
굉장히...부품이 많은 화려한 목걸이네요.

프랭크와 미리엄 둘 중 어느쪽이 더 생산 비중이 높은 지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둘은 오랫동안 함께 일했고 미리엄이 먼저 회사를 떠난 이후에도 프랭크는 계속 남아 일했습니다.
목걸이.
음...이게 아마 소투아르(sautoir) 스타일 목걸이일 겁니다.
발음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어로 "긴 목걸이(long necklace)"라는 뜻인데,
길이는 허리나 그 아래까지 내려가고,
끝에 펜던트나 술 같은 게 달린 목걸이 양식을 지칭합니다.
이 목걸이는 끝에 진주 펜던트가 달렸으니 아마도 소투아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미리엄의 스타일은 보시다시피
다양한 구성 요소를 풍성하게 조합하는 것입니다.
온갖 종류의 비드를 꿰어서 만드는 비즈 주얼리와 매우 비슷한 느낌입니다.

미리엄은 유리 세공품, 구슬, 모조 보석, 도금 장신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소재를 사용하였고,
덕분에 대공황 시대에도 장사가 잘 되었습니다.
조안 크로포드(할리우드 황금기 배우), 윈저 공작부인 (윌리스 심프슨...전편에도 등장하지 않았나?) 등 저명인사 고객도 있었습니다.
특히 조안 크로포드는 1920년대부터 1960년 대까지 미리엄 하스켈 브랜드에서 생산한 세트(파뤼르) 제품을 거의 전부 다 소장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목걸이도 줄이 단순하다 싶더니 펜던트 부분에서 아주 화려하고 풍부하게 꾸몄네요.

미리엄 하스켈은 초창기에 생산한 제품들에 아무런 각인도 하지 않았기에
경매장에 "미리엄 하스켈(?)"로 표기되는 것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2차 세계대전 시기를 거치면서 건강이 나빠진 미리엄은 어머니와 살다가 점차 신경질적이 되기 시작했고,
1977년에 신시내티로 이사가서 조카의 보살핌을 받다가 1981년에 사망했습니다.
아래 작품은 산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게 처리한 유리라고 합니다.

다양한 비즈와 부품을 써서 우아하면서 화려하게 구성하는 이 스타일이 되게 익숙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스타일이 유행했던 때가 있었죠.

화려하고 굉장히 여성스럽게 느껴집니다.
저는 흉내도 낼 수 없는 감각이네요.

이건 그래도 좀 이해가 가네요.

이건 무리...

미리엄 하스켈 작품 모음집인데
바로크 진주나 큐빅, 특수 처리해서 무지갯빛이 나는 유리 구슬 등
요즘 비즈 공예에서도 많이 쓰는 재료들이 보입니다.
비즈공예 고급반이나 비즈공예작가들의 작품을 보는 듯 합니다.
실제로도 미리엄 하스켈은 그 시대의 비즈공예작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무 종을 달아 만든 목걸이.
오.

사람은 누구나 다르기에
같은 부품을 주어도 나오는 결과는 다 다를 겁니다.
제게는 특히나 이 비즈 공예 같은 쪽이
개인의 디자인 센스가 정말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분명 비슷한 구성 요소를 쓰는데 나오는 결과물이 정말 천차만별로 느껴지거든요.

이게 미리엄 하스켈 각인을 붙이기 시작한, 1950년 대 이후 시기의 작품인데,
앞면 사진을 못 구했습니다...
하지만 뒷면도 이렇게 예쁜 걸 보면 그 품질은 확실하겠죠.
좋은 물건은 뒷면도 예뻐야 합니다.

오, 이것도 좋아요.
눈이 시원합니다.

이건 갑자기 이집트풍이 나와서 좀 당황했는데,
아마 그 투탕카멘 발굴 이후 이집트풍이 유행을 탄 시기의 것이 아닌가 짐작합니다.

아, 이건 시누아즈리 (중국풍) 유행을 탄 걸까요.
근데 이건 좀 안 예쁜 듯...


이건 좋네요.
이른 아침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서리 낀 숲 풍경 같은 느낌입니다.

네잎 클로버에 진주라...독특하네요.

이것도 좋았습니다.
이파리에 청포도알을 연상시키는 인조 구슬이라...청량하네요.

그리고 어디 튀르키예의 조명 가게 아니면 태양계 행성들을 연상시키는 목걸이...
코미디 연기로 유명한 영화배우들이 꼭 한 번은 진지한 시리어스 비극물을 찍는 것처럼
뭔가 앞선 것들과는 확 깨는 디자인 같습니다.

미리엄 하스켈은 패션 주얼리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고가의 보석을 쓰지 않고도 여성스럽고 화려한 아름다움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저명한 주얼러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저명한 주얼러들 Famous Jewellers: 르네 봐뱅 Rene Boivin (16) | 2025.07.06 |
|---|---|
| 저명한 주얼러들 Famous Jewellers: 엘사 스키아파렐리 Elsa Schiaparelli (9) | 2025.07.05 |
| 저명한 주얼러들 Famous Jewellers: 케네스 제이 레인 Kenneth Jay Lane (17) | 2025.06.28 |
| 저명한 주얼러들 Famous Jewellers: 데이비드 앤더슨 David Andersen (10) | 2025.06.21 |
| 저명한 주얼러들 Famous Jewellers: 게오르그 옌센 Georg Jensen (18) | 2025.06.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