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알아볼 주얼러는 시빌 던롭입니다.

생몰연도는 1889년부터 1968년으로, 영국 출신입니다.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기는 1920년대부터 30년대이며,
후기 미술 공예 운동 스타일로 장신구와 은제품을 작업하여 이름을 알렸습니다.

부모님은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런던에서 시빌 던롭을 낳았습니다.
시빌 던롭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공부를 하다 주얼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기술을 배웠습니다.
이후 런던으로 돌아와 공방을 차리게 됩니다.

카프탄과 러시아제 털장화를 신은 모습이 트레이드마크였다는데...
에...조사해보니 카프탄이란 옷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원래는 남성복인데...
아무래도 이걸 그대로 입었을 것 같진 않고...
아마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여성용 카프탄을 입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무튼 런던으로 돌아와 공방을 연 시빌 던롭은 일해줄 기술자를 모집하였고, 1920년에 W. 나단슨을 시작으로 총 4명의 세공사와 제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시빌 던롭은 직접 제작을 하는 세공사보다는 디자이너쪽에 더 비중이 있는 주얼러 같습니다.

시빌 던롭은 미술 공예 운동의 철학에 걸맞게 칼세도니, 문스톤, 자수정, 아게이트, 오팔 등 준보석들을 많이 활용하였으며
특히나 조각 보자기를 만들듯이 유색 보석들을 짜맞춰 배치하는 디자인으로 유명했습니다.
일명 "보석 카페트"라 불리는 스타일입니다.

또한 다이아몬드처럼 여러면으로 세공(faceted)된 보석보다는 둥글게 만들어진 카보숑 보석들을 선호했습니다.

시빌 던롭은 각인이나 서명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의 진위 여부와 제작 시기를 위해서는 함께 제공되던 겉포장 케이스 같은 단서들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시빌 던롭의 공방은 1939년 2차 세계 대전이 터지면서 문을 닫았고,
이후 시빌 던롭의 건강이 매우 나빠져서 전쟁이 끝난 후에도 다시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W. 나단슨이 시빌 던롭의 이름으로 공방을 되살려서 1971년에 은퇴할 때까지 계속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시빌 던롭은 같은 디자인을 여러 번 만드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작품들이 다 다르다고 합니다.

한 쌍으로 된 브로치.

브로치들의 뒷면

작품에 오팔이 많아서 정말 좋네요.
아래 작품의 중심에 있는 메인 스톤도 오팔 같은데...특이하게 보랏빛이네요.

매우 아름다워 보이는 목걸이.
체인도 특별하게 만든 특수 체인 같고, 사진으로 추정하건대 매우 긴 목걸이겠군요.

오팔과 카보숑 보석들의 조합이 매우 만족스러운 디자인...
색 배치는 조금 제 취향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형태나 카보숑의 질감이 좋습니다.

멋진 귀걸이.
귀를 뚫는 시대가 아니라서 그런지 귀걸이 뒷부분은 나사식으로 귓볼을 눌러 고정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약간 디자인 선만은 아르데코처럼 느껴지는 반지.
하지만 사용한 보석들의 종류와 카보숑 형태, 색상은 시빌 던롭의 보석 카페트 스타일이 뚜렷하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또한 시빌 던롭의 작품들은 수집가가 많아 현재 매우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시빌 던롭이 "디자인한" 간단한 핀 정도의 작품은 200~300 파운드, 현재 2025년 9월 환율 기준 약 37만원에서 56만원 정도면 살 수 있을 거라고 하는군요.
와우. 진짜 상당히 고가네요.

마름모꼴 카보숑의 매력이 한껏 드러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각진 카보숑이 정말 좋아요.

정말로 카페트나 자수의 무늬처럼 보이는 장신구 세트(파뤼르).
귀걸이에 목걸이...중앙에 있는 건 브로치일까요?
어라? 그런데 그 사이에 은테가 따로 있는 걸 보면 다르게 쓸 수도 있나 봅니다.
은테에 걸면 목걸이고,
떼어다가...팔찌로 쓰기에는 너무 긴데.
목걸이를 절반으로 나눌 수 있는 장치가 있든가...뭔가 다른 쓰임이 있나 봅니다.

카보숑 보석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적극적으로 활용한 주얼러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오팔을 좋아하는 여러가지 이유 중의 하나도 오팔은 거의 대부분 카보숑 컷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빌 던롭의 작품들이 그 매혹적인 모습을 잘 살려줘서 너무 좋았습니다.
브릴리언트 컷도 훌륭하긴 한데...뭐라고 해야 하나.
계속 보면 너무 반짝거려서 반사광 때문에 형태나 색상을 잘 볼 수 없다고 해야 할까요...
조금 눈이 피곤한 느낌입니다.
차분하게 보석의 색과 깊이를 관찰할 수 있는 카보숑이 좋은 순간이 있거든요.
참고 사이트
https://en.wikipedia.org/wiki/Sibyl_Dunlop
Sibyl Dunlop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British jewellery designer (1889–1968) Sibyl DunlopBorn1889Died20 December 1968OccupationJewellery designer Sibyl Dunlop[1][2] (1889 – 20 December 1968) was a British jewellery designer, best known for the jeweller
en.wikipedia.org
https://www.artnet.com/artists/sibyl-dunlop/
https://www.artnet.com/artists/sibyl-dunlop/
www.artnet.com
https://www.wilson55.com/jewellery/sibyl-dunlop-jewellery/
Sibyl Dunlop Jewellery
www.wilson55.com
https://www.sworder.co.uk/sybil-dunlop/
Sybil Dunlop
www.sworder.co.uk
https://www.christies.com/en/lot/lot-4036068
AN IMPRESSIVE SUITE OF JEWELLERY BY SIBYL DUNLOP, | Chris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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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christ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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