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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행사

세계 장신구 박물관

by Yeonwoo8310 2023.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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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벼르던 세계 장신구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예약제이고 유료 (만 원)입니다.

장담하는데, 값을 합니다. 진짜로.

구매한 도록과 공짜로 받은 각종 책자들

시간 맞춰 찾아가면 간단하게 박물관 내부와 전시물 분류에 관한 설명을 해주십니다.

건물은 총 3층이며,

제일 위에서부터 공략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안국역 주변 동네가 잘 보이는군요.

비가 왔는데 건물 외벽 위에 빗물이 저렇게 영롱하게 고여 있어서 찍어봤습니다.

근데 처음 봤던 이미지만큼 잘 나오진 않았네요. 

건물은 아담하고 3층이며, 빽빽하게 전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박물관의 소장품은 전시품의 몇 배나 되기에

해마다 전시품목을 바꾸신다고 합니다. (연례행사 확정...)

매우 섬세하고 정교하게 세공되어 있는 작품.

1층은 민속 장신구,

2층은 근대 장신구,

3층은 현대 및 작가 중심의 장신구가 중점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도 감격스럽게도 오팔이 있었습니다!

배치나 세팅, 디자인이 제 취향이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오팔을 보니 좋았습니다.

속이 비어 있...을?? 팔찌 작품.

아마도 왁스로 세공하여 속을 파낸 뒤 주물로 떠서 만들었을 겁니다.

아마도...

역시 같은 작가의 작품.

지금보니 스푼이나 그런 걸로 만들었어도 좋았을 것 같네요.

산호와 오닉스로 만든 아르데코 시대의 목걸이. 소투아르(sautoir)라고 부르는 것 같더군요.

반클리프앤아펠에도 이런 식으로 술이 달리고, 시계가 숨겨진 목걸이가 있죠.

다미아니의 진주와 다이아몬드 목걸이 + 진주 칵테일 반지.
저는 옛날에 칵테일 반지가 여러 색의 유색석을 섞어 세팅한 큰 반지를 말하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잡지의 사진 설명문이 잘못 나왔던 듯...)

근데 칵테일 반지는 저렇게 알이 큰 게 세팅되어 있는 걸 말하는 거더라고요.

아르데코 이브닝 백 + 호박 오닉스 담뱃대.

아르누보가 가장 좋지만 아르데코도 아름답습니다.

저 패턴과 무늬가 참 좋아요.

에메랄드 목걸이 펜던트.

메인 스톤 주변에 동일한 에메랄드를 헤일로 방식으로 둘렀습니다.

같은 덩어리에서 나온 듯 에메랄드가 색과 투명도가 정말 균일하네요.

에메랄드 십자가 목걸이 펜던트

이게 참 독특했는데.

에메랄드를 세팅한 베이스가...대나무처럼 세공된 금입니다.

주변에 대나무 가지를 잘라낸 것 같이 삐죽삐죽 나온 부분도 있고...

끝도 대나무처럼 사선으로 잘려 있고...

일반적인 십자가 세공이 아니었습니다.

매우 강렬한 목걸이.

나중에 이런 거 하나 만들어보고 싶긴 합니다.

이쯤되면 진짜 세공쪽에서는 대작이죠.

에메랄드 비즈와 아르데코 스타일로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를 세칭한 목걸이.

아름답습니다.

특히 목걸이 맨 윗줄이 펜던트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게...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시장 벽에 불쑥 튀어나와 있는 왕관.

아마도 저기에 머리를 넣고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뭐...왕관이나 다이아뎀(diadem), 티아라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아르누보 스타일에 오팔로 +_+....멋지겠죠...

납유리 장신구.

요즘으로 따지면 큐빅이나 플라스틱, 레진 모조보석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납유리는 일반 유리보다 경도가 더 약한 대신에 더 반짝이며 굴절률이 높아서 모조 보석으로 많이 쓰였습니다.

지금도 생산되고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콘다쿠라 머리핀.

스리랑카의 머리핀이라고 합니다.

귀금속에 보석까지 세공되어 있는 걸 보면 분명 신분 높은 여성들의 물건이었을 겁니다.

참(Charm) 팔찌.

우리나라에서는 판도라 브랜드로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죠.

본래는 부적에서 출발했지만 중세와 근대 이후 귀족들에게는

탄생이나 성인식, 결혼이나 출산 같은 여러 사건들을 기념하기 위해서

그때마다 사슬에 달 참charm을 하나씩 제작해 당사자에게 선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해가 갈수록 팔찌나 목걸이에 다는 참이 많아지는 거죠.

소유자 본인에게 뜻깊은 물건이었던 건 물론이고,

이런 참은 귀금속에 보석까지 세공했으면서 크기가 작고 예뻐서

처분하기도 좋았다고 하더군요.

 

섬세한 세공의 진수를 보여주는 아르데코를 비롯한 세공품들.

특히 4번은 마이크로 모자이크라고 해서, 이쑤시개 끝만한 타일들을 모자이크로 붙여서 그림을 만드는, 극히 정밀한 세공 방식입니다.

5번 에메랄드 브로치도 멋지고...

6번과 7번 아르데코도 좋죠...

10번 디자인도 훌륭...

저는 시계쪽은 크게 끌리질 않아서...

그리고 요즘 트렌드와는 정반대라고 할 수 있는,

굉장한 팔찌입니다. ㅎ

자수정과 금으로 되어 있고 섬세한 세공이 굉장하죠.

아마도 긴팔 드레스나 긴 장갑 위에 착용했을 것 같네요.

이것도 멋지죠.

시계 반지는 요즘에 와서는 기술적으로 가능해도 뭐...ㅎㅎ 하는 분이 계실까요?

특히 이 아르데코 자수정 브로치가 멋지더군요.

그리고 시곗줄이 독특했던 시계.

위아래로 허리띠 버클 채워놓은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잠금 장치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걸 봐서는 시계쪽에 있는 줄을 저렇게 접어서 길이 조절을 한 것 같네요.

 

빅토리아 여왕은 남편인 알버트 공을 잃고 나서

검은 드레스를 입고 흑옥으로 된 장신구를 차면서

검은 "애도 장신구" 유행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사상과도 맞물려서

죽음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숨겨놓은 반지나 펜던트,

고인의 초상화를 숨겨놓은 로켓, 고인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넣은 팔찌 등

추도를 위한 장신구를 유행시켰습니다.

 

그리고 아르누보와 아르데코를 위한 전시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금속 기둥에 유리관 안에 넣어서 멋지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만...일부 부주의하고 미성숙한 관람객들의 실수로 인해서...

전시공간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입구 유리난간 앞에서 팔만 뻗어서 카메라를 확대해서 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장난스럽고 귀여운 작품.

사다리를 등에 지고 가는 걸 보면 수리공이거나 굴뚝 청소부 비슷한 게 아닐까요.

"파베르제"는 러시아 제정 시기의 전설이 된 세공인으로,

그 유명한 러시아 황가의 파베르제 부활절 달걀 작품을 만든 사람입니다.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나면서 러시아 황가에 물건을 주문 받아 납품하던 파베르제 역시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빼앗기고 공방이 문을 닫는 등 수난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파베르제 공방의 혁신적인 기술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고...ㅠㅠ

거리가 멀어서 잘 못 찍은 작품들...ㅠㅠ

1층은 에티오피아의 십자가들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토속적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호주 다음으로 유명한 오팔의 산지이기도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유일한 기독교 국가이기도 합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솔로몬 왕을 찾아갔던 시바 여왕이 솔로몬 왕의 아이를 배고 돌아왔으며

자신들은 그 후손이라고 믿는다고 합니다.

장대 끝에 꽂아서 중요한 축일에 행사할 때 쓰는 거대한 은제 십자가.

착용자의 안전이 염려되는 은 귀걸이.

귓불을 뚫어서 거는 게 아니라 귀 자체에, 또는 머리띠에 달아 쓰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제작한 건지 잘 모르겠는 금 귀걸이.

바나나 같이 생겼는데...

금판을 만들어서 직각으로 접은 뒤에 두 개를 붙여서 만든 걸까요?

아니면 금덩어리를 두꺼운 막대 모양으로 만든 뒤에  뾰족한 망치로 갈라가면서

달구고 망치로 두드리기를 반복하여 점점 펴가며 만든 걸까요?

 

인도의 코걸이+귀걸이입니다.

인도는 지금도 혼례식을 치를 때,  신부의 코와 귀걸이가 연결되는 이런 장신구를 찹니다.

돈 많고 지위 높은 브라만 계급들은 금과 루비 등을 아낌없이 써서 번쩍번쩍하죠.

귀금속의 시선으로 보면 인도가 진짜 축복 받은 땅인게,

인도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보석이 다 납니다.

심지어 다이아몬드도 골콘다 광산이라고,

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되기 전까지

너무나 맑고 투명하여 "워터(water)"라는 등급이 있었던

세계 최고의 광산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문 닫음. 그리고 워터 등급의 다이아가 산출되는 광산은 아직까지도 발견되지 않음)

이제부터는 어마무시한 목걸이들입니다.

크기는 사람의 상반신 전체를 덮는 수준입니다.

권력이나 힘, 영성 등을 과시하기 위한, 

아무나 걸칠 수 없는 장신구들이죠.

반사되는 모습은 못본 척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조명이...

또 다른 전시 공간에는 "엘도라도"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중남미의 황금 도시 엘도라도 전설을 딴만큼, 해당 지역의 금 장신구와 물건들 전시되어 있습니다.

 

반짝거리도록 작은 황금판들을 고리로 연결한 왕관입니다.

전시장의 어둑한 조명 아래에서 육안으로 보면 약간 변색된 황동 비슷하게 보였는데

카메라로 보니 금색이 제대로 보이더라고요.

사람눈과 카메라가 얼마나 다른지 실감했습니다.

레고 같이 입체적인 펜던트가 달린 구슬 목걸이.

옆에서 보니 저 기역자 레고 같은 건 하마 조각이었습니다.

어떤 설명도 붙어 있지 않은 장식판.

흔들리면 반짝거리도록 금 반구판과 작은 원통이 달려 있습니다.

머리나....옷이나...

따로 걸쇠나 잠금쇠가 달려 있지 않은 걸로 봐서는 (분실되거나 파손된 게 아니라면)

어딘가 넓적한 곳에 실로 꿰매붙이거나 하는 장신구가 아니었을지 생각해봅니다.

황금 고슴도치 왕...

왠지 주토피아의 그 마피아가 생각나는...

이 방에 있는 전시물들은 대부분 제의에 사용되는 제기들이라고 합니다.

위에 잔...이 있는....뭔가 둥그스름한 나무 갚은 것에 몸을 파묻은 사람상입니다.

뱀을 탄 개구리...?

찍을 당시에는 얼굴 때문에 카멜레온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뱀 얼굴이 최근에 보고 온 불가리 세르펜티의 뱀 디자인과 유사하네요.

에메랄드와 황금으로 되어 있는 십자가 펜던트.

몽골 지역에서 신부가 쓰는 관이라고 합니다.

이마 정중앙에 눈 모양의 장식이 붙은 게 두드러지네요.

(여기서 삼지안 운가라가....)

관람객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설치한 목걸이입니다.

필리그리(filigree; 누사) 기법을 적용하여 매우 섬세하게 만든 금 장신구를 모사했습니다.

저도 제가 참 신기한게,

신라시대 귀걸이처럼 아주 작은 금구슬을 이어붙인 누금 기법은 해보고 싶은데,

이 누사 기법은 그리 해보고 싶지가 않단 말이죠.

이 뒤로도 거대한 목걸이 시리즈가 이어집니다.

이건 목걸이가 아니라, 옷감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꿰는 역할까지 하는

일종의 고정핀입니다.

역시 무시무시한 크기라는 건 변함없습니다만...

무려 청금석에 은사를 넣은! 굉장한 목걸이입니다.

이게 좀 특이했습니다.

앞이 아닌, 등을 장식하는 장신구였는데요.

 

인도였나 어딘가에서 호랑이를 피하기 위해서

등 뒤나 머리 뒤에 큰 눈을 새긴 옷이나 가면을 써서

사냥감의 등 뒤를 노리는 호랑이를 헷갈리게 하려 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악어 이빨과 멧돼지의 송곳니를 쓴...전사의 목걸이.

현대에서 이런 건...네....무리죠.

만들면 그린피스에서 난리가 날 거고,

착용하면 경찰이 출동할지도...

지금부터는 팔찌와 발찌입니다.
대부분 토속적인 성격이 강하고 작가의 작품도 있어서

일상적인 장신구와는 매우 다릅니다.

크기 또한 어마무시합니다.

 

섬세하게 은 세공이 들어간 팔찌.

무려 상아로 만든 통팔찌...

이건 더 이상 제작도 불가능한 귀물이네요.

상아 밀수는 무려 국제법 위반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폴에게 쫓겨요...

완전히 긍정적인 의미의 은팔찌...

이렇게 대단한 박력의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네요.

이게 팔찌였나 발찌였나...

아무튼 구슬이 잔뜩 붙어서 아주 독자적인, 크툴루 소설에서 나올 법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나름 현대인이라서 그런지,

이렇게 상징과 장식으로 가득 찬 물건을 보면

아름답다기 보다는 좀...벅차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과 별개로 표면의 반구형 은판들에는 매우 독특한 빛이 감돌고 있었는데요,

일반적인 은의 변색이 아니라, 칠보를 위에 칠해서 색을 낸 것 같았습니다.

그게 인상 깊었네요.

.........팔찌였던 듯.

맨살에다 하는 건 아니고 옷 위에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발찌였나?

이런 열린 고리가 보기에는 헐렁해 보여도 한 번 끼면 잘 빠지지 않는다고는 들었는데...

해보질 않아서 모르겠네요.

......팔찌였나?

저 치렁치렁한 장식이 손을 덮는 식인 것 같습니다.

이건 우리나라 자개공예 작가님의 작품이었습니다.
색을 맞춘 자개를 섬세하게 쪼개어 붙인,

아름다운 우주선 같은 느낌이었어요.

은...........팔찌? 발찌였나?

마노를 박아넣고 금박을 입힌 팔찌.

 

발찌.

고리 자체가 열릴 뿐만 아니라, 

저 부푼 앞부분이 비어 있어서 뭔가를 넣어서 소리가 나게 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아르데코의 방에서 너무 멀어서 제대로 찍지 못한 샤텔레인(chatenlaine)의 도록 사진.

샤텔레인은 근대 시대에 여성들이 허리에 차고 다녔던,

우리로 치면 띠돈에 생활용품을 매단 허리띠입니다.

 

뒤꽃이 중에 귀이개가 달렸다든가 그런 것처럼

샨텔레인도 신분이나 직업에 따라서 다는 물건들이 달라졌습니다.

옷을 만드는 사람은 가위와 바늘집, 골무집 등을,

글쓰기를 좋아하면 작은 수첩과 연필/펜을,

하녀장은 각종 창고 열쇠를,

귀족 여성은 향수와 부채집 등을 달았습니다.

특이하게 돋보기가 달려 있는 샨텔레인도 핀터레스트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샨텔레인은 향수병에 수첩, 호루라기, 우표첩 등이 달려 있습니다.

왠지 세계대전 직전에 사람 만나고 편지 보낼 일이 많은 여기자 같은 사람이 소유자였을까요?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고,

해마다 전시품을 교체할 정도로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전시품목 또한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 장신구와 역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매년 들러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박물관 도록도 샀지만

이 도록에도 전부 다 기재되어 있는 건 아니라고 하시네요.

이 도록은 내년에 전시품이 바뀔 때까지 기다리며

찬찬히 즐길 겁니다. :)

 

그럼 모두 즐거운 오팔빛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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