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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주얼러들

저명한 주얼러들 Famous Jewellers: 알폰스 무하 Alphonse Mucha

by Yeonwoo8310 202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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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스 무하, 또는 뮈샤라고도 부릅니다.

모라비아, 현재의 체코에 있던 나라에서 1860년에 태어난 무하는

만인이 인정하는, 아르누보의 아버지입니다.

 

알폰스 무하는 성탄절 연휴에 텅 빈 인쇄소에서

급하게 주문 들어온 사라 베르나르의 포스터를 그렸고

(여기서 또 등장하시는 사라 베르나르....)

그때부터  상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르누보 장식 미술가로서 명성을 떨치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만 들으면

무하는 몰래 그림을 그리며 꿈을 키우던 작고 소중한 인쇄공이었고 연휴에도 일을 하다가

대여배우의 포스터 긴급 주문이라는 기적 같은 기회를 얻어서 성공한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 무하는 그 전부터 고향인 체코에서 화가로서 돈을 벌었으며

후원을 받아 프랑스로 와서 정규 미술 교육 과정을 밟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후원이 끊겨서

인쇄소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던 것이지만...

 

크흠.

 

아무튼 이미 화가로서 기반 지식과 실력은 가지고 있던 셈이죠.

그때 나온 포스터가 바로 이겁니다.

 

 

 

지금 봐도 일반적인 포스터의 규격이 아닙니다.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무하의 이 포스터 디자인은 위아래로 나누어 인쇄한 뒤에

이어붙여야 했습니다.

(잘 보시면 가운데 희미한 금이 보입니다.)

 

아름다운 디자인, 눈에 확 띄는 형태 덕분에

이 포스터는 벽에 붙이는 족족 사람들이 떼어갔고,

나중에는 사라 베르나르가 수집 겸 배포용으로

해당 인쇄소에 추가로 이천 장을 주문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사라 베르나르와 일하기 시작한 무하는

사라 베르나르의 무대 장식과 장신구, 포스터를 시작으로

조르주 푸케의 보석 상점 실내 디자인 등

상업 미술 분야에서 본격적인 아르누보 스타일을 펼쳐 나가게 됩니다.

알폰스 무하가 사라 베르나르의 무대용 장신구로 디자인하여

제작된 가장 유명한 주얼리는 아마도 이걸 겁니다.

팔찌와 반지가 사슬로 연결되어 있는 이 장신구는

아마도 아르누보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장신구 중 하나일 겁니다.

이건 사라 베르나르가 [메데이아] 공연을 위해 무하에게 의뢰한 겁니다.

아래 포스터에 뱀 팔찌가 감겨 있죠.

 

그 밖에도 무하가 디자인하여 제작된 장신구는 더 있습니다만,

기본이 상업 일러스트레이터에 장식 미술 전문이라서

벽지 패턴이나 인테리어 디자인, 포스터, 상품 광고, 포장 디자인이 더 많습니다.

주얼리는 그 중 일부일 뿐이죠.

그 중에는 식기 디자인도 있습니다.

실제 제작된 주얼리들입니다.

아름답고 유려하고...

만들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을, 숙련된 장인이 노력해야 하는지...

생각하면 소름이 끼치는 작품들입니다.

 

무하는 프랑스 파리에서 저명한 상업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엄청나게 많은 의뢰를 받아서 해치웠고,

그 중에서 주얼리 관련해서는 보석상인 조르주 푸케와도 손을 잡았기 때문에

협업 디자인으로 여러 아르누보 주얼리가 나왔습니다.

다만 이것들은 푸케의 이름으로 더 많이 나오더군요.

 

무하는 프랑스에서 무시무시한 성공을 거두었고

미국에서도 활동하다가

게르만족에게 핍박 받는 슬라브 민족을 위하여

'슬라브 대서사시'를 그리고자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무하를 조사하면서 서양, 특히 유럽쪽에서는 "유대인 핍박" 말고도 "게르만 대 슬라브"의 갈등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소련이 싸웠던 것도 생각보다 더 뿌리가 깊더군요. 슬라브족은 체코는 물론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아우릅니다...

다만 이 시대부터 이미 러시아(이때는 소련인가?)는 싹수가 글렀는지, 무하는 러시아를 슬라브 민족을 구원해줄 리더로 생각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 슬라브 대서사시는 너무 민족적인 색채가 강해서

사실상, "무하의 아르누보 스타일"은 파리에 국한된 느낌입니다.

 

무하 본인은 줄곧 진지한 예술 화가가 되고 싶어 했지만

상업 일러스트와 디자인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무하의 스타일은

이후 세대의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무시무시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데...

 

제 좁은 견문으로 알고 있는, 그 영향이 잘 드러나는 현대의 일러스트/만화가는 클램프입니다.

 

이게 무하가 그린 "흑발"과 "금발"이고,

 

 

이게 클램프가 "성전"에 넣은 일러스트입니다.

 

사실 저는 클램프를 먼저 접했고,

몇 년 후에야 클램프의 뿌리에 알폰스 무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려한 창문 프레임을 활용한 위아래로 긴 무하의 그림.

 

마찬가지로 인물 뒤에 길쭉한 창문 프레임 같은 걸 배치한 클램프의 스타일.

 

클램프 작품이 여럿이 있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역시 "성전"입니다.

에일리언 디자인을 한 H. R. 기거 스타일과 아르누보의 무하 스타일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클램프 것 치고는 스토리도 괜찮죠...)

 

제가 아르누보를 좋아하다보니 

반만 주얼러인 아르누보 스타일 사람들이 계속 나오는데...

아직 더 남았습니다...

 

주얼러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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