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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행사

아트 주얼리: 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 4편

by Yeonwoo8310 2025.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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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왔습니다!!

르네 랄리크 구역!!!!
진짜...이 작품들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마지막의 마지막 날에나 왔다 갔을 겁니다.
 
르네 랄리크의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다니,
이쯤되면 정말 전시관 입장료를 충분히 뽑아먹고도 남았다고 할 수 있죠.
 
첫 시작은 추모 목걸이입니다. 

어떤 점이 고인을 특별히 추모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보석이 별로 없어서 그런걸까요.
하지만 세공이 정교하니 아름다워서 막 엄숙하다거나 딱딱한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차분한 것 같긴 하지만....
곳곳에 M자가 눈에 띄는데, 추모(mourning)를 뜻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비 날개가 달린 인어 여인 팔찌....브로치.
뒤에 전시걸이대가 너무 두꺼워서 순간 팔찌로 착각했습니다.

착각할만도 한게 이거...평면이 아니라 곡면으로 휘어져 있습니다.
보통 생각하는 가슴에 다는 브로치는 평면인데, 그것보다 더 구부러졌습니다.

하....이걸 현실로 보게 되다니.
투명한 날개막은 에나멜의 플리카주르라는 기법입니다.
현대라면 레진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핀터레스트에서만 보던 게 내 눈 앞에...
히야...

아, 이건 못 보던 거다.
진주를 정말 잘 썼습니다.
특히 아르누보 시대에 바로크 진주 같은 비정형 진주들을 가지고 만든 재치 있는 작품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리스(iris)는 붓꽃 종류입니다.
물가에서 많이 자라는 꽃이죠. 창포랑 혈육인가 했더니 붓꽃과와 창포과로 아예 다르네요.
 
꽃잎은 금, 이파리는 역시 에나멜 플리카주르네요.

 

후...국화꽃 여인.
아니, 지금 보니 뒤에 사람이 하나 더 있잖아?!
초커라고 하는데...이거 그렇게 폭이 넓지 않았던 것 같은데?
폭이 77mm.....여성이라도 목 폭이 7센티 대인 사람은 드물지 않나요?
애기 목이 아니라면 어지간한 사람은 저 안에 목을 끼워넣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 뒤에 리본이나 그런 걸 연결해서 목 앞에 다는 역할이 아닐지...

이것도 직접 보게 되다니...ㅠㅠ
보석이라고는 한 점도 안 들어갔지만 정말로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근데 착용이 좀 불편할 것 같네요.

하......
이것도 볼 수 있다니...ㅠㅠ 눈물 줄줄
개인적으로 겨울 풍경을 나타낸 주얼리 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로마노프 황실 주문 파베르제 제작의 부활절 달걀 중 1913년 기념 winter egg라고 생각합니다.)
저런 침엽수는 위도가 꽤 높은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로 알고 있습니다.

저 색감하며 자연스러운 보석의 배치와 색, 질감까지 너무 멋져...ㅜㅜ

...이건 본 적이 없네요.
팬지 꽃을 형상화한 브로치라는데...밑에 사람 얼굴이...
이건 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뭐라고 해야 하나...텔레토피 동산에 햇님 아기를 보는 그 느낌입니다.
근데 거기에서 귀여움을 뺀...
기괴해...

제가 앞서 작품들이 보존 상태가 좋다고 했지요.
특히 진주와 오팔들이 아주 면밀한 관리를 요구하는데, 
아, 오팔들이 상태가 정말 좋았습니다.
수분 부족으로 갈라지거나 변색되지 않고 다들 반짝반짝하니
방금 막 사우나를 마치고 나온 것 같더라고요.

아주 생기가 넘칩니다.

유리로 만든 장미꽃 부분도 귀엽고 부농부농한 색이 사랑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오팔과 색감이나 그런 게 너무 잘 어울렸어요.

음. 팬지꽃을 이마에 꽂은 여성 모티브가 마음에 들었나...
하나 더 있네요.

이것도...ㅠㅠ 핀터레스트에서만 봤는데.
그리스로마 시대를 모티브로 한 보티첼리의 그림에 나올 것 같은 모습을 아름다운 액자에 담은 느낌입니다.
근데 그 액자가 좀 작은...

인조 상아라...재료가 뭘까요?
이 시대에 인조 상아로 사용되는 대체제라면...최초의 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는 셀룰로이드나 베이클라이트?
궁금하네요.

그 유명한 유리 여인. ㅠㅠ 
이번에도 감동의 눈물이 줄줄 흐릅니다.
테두리가 특이하게도 배를 드러낸 뱀이 얽혀 있는 모양입니다.
보통은 뱀의 등짝이 주로 나오죠.

바탕색과 여인의 색이 달라서 카메오와 비슷한 느낌을 주고
특히나 저 천의 주름이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뭘 어떻게 하면 유리로 저렇게 할 수 있는 건가요?

정말, 정말, 정말 탐스러웠던 목걸이.
저 유리 구슬이 말이죠...하...
빛이 저렇게 비치면 정말로 얼음구슬처럼 보이는데...예쁩니다.
예뻐요.

저 유리구슬 특유의 질감, 부피, 반투명한 둥근 형태에서 오는 시각적 만족감이 엄청납니다.

시안 단계에서는 풍뎅이가 붙어 있었네요.
왠지 저 풍뎅이를 없앤 건 고객의 요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중간에 연결하는 이파리 부품이 저렇게 사각형인 게 또 굉장히...특이하고
둥근 유리 구슬이 더욱 부각된다고 할까요.
정말 기하학적으로도 조화로운 작품입니다.

다음은 합작품입니다.
심지어 무하의!!!!!!!!! /바들바들

아.
.
.
.
.
역시 무하. 
ㅠㅠ
이쁘구나.
직접 보면 이세상 것 같지 않은 판타지스러움이 진짜 넘쳐흐릅니다.

이쁘다, 이뻐. ㅠㅠ
저도 언젠가 이런 걸 좀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뒷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비녀 같은 건 고정되어 있는 거였고, 브로치 핀이 따로 붙어 있네요.
심지어 뒷모습도 단정하니 이쁘네.

일반적인 르네 랄리크와는 좀 다른 작품도 있었습니다.
왠지 이거 까르띠에 전시였나 거기서 본 리본 목걸이랑 비슷하네요.
제작연도를 생각하면 이쪽이 근본일 겁니다.

르네 랄리크의, 아르누보 스타일 답지 않다고 느껴지는 건 아마도 에나멜 같은 재료가 아니라 다이아몬드를 썼고,
형태도 자연이 아닌, 2차 가공을 거친 도식화된 꼬인 선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조금 시무룩해졌습니다.

자개를 사용한 머리꽂이.
머리를 뒤통수에서 모으고 이걸 꽂아주면 될 것 같네요.
자개가 배달린 모양이 마치 겨울눈 같습니다.
솜털이 보송보송하게 나고 오동통한 겨울눈이요.

나무껍질을 표현한 것도 좋습니다. 아마 저게 토파즈겠죠?
뿔은 머리에 꽂는 저 삼지창 부분일텐데, 어떤 동물의 뿔인지는 안 나와 있네요.
저만한 길이가 나오려면 물소나 버팔로나 뭐 그런 종류여야 할 겁니다.

이것도 못 본 작품입니다.
개암나무, 즉 헤이즐넛입니다.
이건 빗이자 장식, 두 가지 역할이 가능한 생활용품입니다.
근데...재료에 헤이즐넛이 들어가 있어?
설마 했는데 저 안에 든 거 진짜 헤이즐넛인가??!!

...벌레가 안 먹게 관리 잘해야겟네요.

이번 건 조르주 푸케의 작품이군요.
보석을 쓰기도 했고, 디자인을 보니 무하는 관여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투명한 에나멜 플리카주르가 보석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

코르사주 장식이란 허리나 가슴, 어깨에 다는 장식이라고 합니다.
그냥 편하게 브로치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크기가 좀 큰?
가슴 정중앙에 달아도 될만큼 웅장한 게 브로치와 다른 점일지도 모르겠네요.

나왔다, 내 도파민!!
이것도 핀터레스트에서 자주 본 작품입니다.
하...잘못 만지면 찔릴 것 같지만 어쨌든 아름답습니다.
ㅠㅠ
웅장하다.

바닷속 나뭇잎해룡 같은 형태가 프렉탈처럼 점점 작아지고 맨 밑에 진주로 끝나는 모습마저
해룡의 알부터 성장 과정을 역으로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멋집니다.

이것도 정말 유명하죠.
이건 실제로도 드래곤 이름이 붙은 작품입니다.
저 길쭉한 비정형 진주가 단풍나무 열매 같아 정말 잘 어울립니다.
에나멜 플리카주르도 더 없이 어울리고요.
날개 달린 용이라지만 하늘보다는 바닷속을 헤엄치게 생겼네요.

멋졍.

좋은 건 한 번 더 찍기.

이것도 멋지죠.
오팔을 특히 길게 다듬어서 세공했다는 점이 특이한 작품입니다.
이 오팔들도 보존 상태가 괜찮았어요.

무엇보다 공작을 모티브로 하면서 공작 특유의 부챗살 꼬리 대신에 저렇게 덩굴 형태를 취한 게 정말 의외성이 있으면서도 잘 어울리는 게 훌륭합니다.
그나저나 밑에 매달린 게 진주였던 것 같은데 그건 재료 목록에 안 써있네요.

여름 강가의 풀밭이 생각나는 반지입니다.

나왔다, 오팔!!!
이것도 어엄청 유명하죠!!!
마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오팔을 짜맞춰 붙인 게 아름답습니다.

하나 궁금한 게 있다면
에나멜은 우리나라 전통 칠보처럼 고열 가마에 구워내는 걸텐데 말이죠.
오팔은 내부에 수분이 있어서 200도 씨 이상으로 오랫동안 가열하면 터져 버립니다.
이거 어떻게 만든 건가요?
얇은 박편이라서 괜찮았나?
궁금하네요. 

그리고 나온 드래곤 2!!!
이거 전에 티아라 특집...이 아니라 조르주 푸케 글에서 나왔었는데 말이죠.
https://opalgirin.tistory.com/242

저명한 주얼러들 Famous Jewellers: 조르주 푸케 George Fouquet

르네 랄리크, 알폰스 무하에 이어서 아르누보 시대에 아르누보 주얼리의 상징과도 같은 조르주 푸케입니다. 생몰연도는 1862년과 1957년이군요. 보석상을 하는 집안이었고 서른살 즈음에 가업을

opalgirin.tistory.com

 
그땐 이게 티아라로 되어 있길래 진짜로? 이게? 싶었는데...
직접 보니 아무리 봐도...티아라로 안 보입니다.

꼬리 부분에 관절이 있는 걸 보면 구부릴 수 있는 것 같기는 한데...그다지 자연스럽진 않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머리 부분이 너무 시강이라...

굳이 현대의 판타지 기준을 들자면 
씨드래곤보다는 씨 서펜트에 가깝군요.
근데 이 긴 걸 브로치로...
머리 장식으로 해도...
시선 강탈은 따놓은 당상입니다.

다음은 조금 분위기가 다른 작품입니다.
아, 제작자가 모르는 분이네요.
조사해서 나중에 주얼러 시리즈에서 한 번 모셔봐야겠습니다.

엉겅퀴 꽃이라고 하는데, 제가 본 엉겅퀴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밝은 분홍색의 털꽃 뿐이라서...
이 작품에서는 색깔을 포함해서 데포르메가 좀 이뤄진 것 같습니다.
외국에는 좀 더 다양한 엉겅퀴가 있다고 하니 그쪽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미다.
매미.
한눈에 봐도 매미입니다.
투명한 에나멜 플리카주르는 정말로 멋지네요.
요즘에는 레진 공예가 그 맥을 잇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매미 배에 다이아몬드가 가득 박혀서 그런지
왠지 곰팡이 암컷병에 걸린 것 같이 보이는....쿨럭
어라, 제작자가 부쉐론이었네요.

또 나왔다!!
이것도 유명하죠.
근데 이거 랄리크 작품이 아니었구나...;;;
아무튼 아름답습니다. 멋져요.

머리가 나비 날개라는 점에서 약간 꼬마마녀 야다몽 같은 느낌이...

메뚜기 반지...
음...매미도 좀 그랬는데 이건 좀...
곤충은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장수풍뎅이나 뿔 풍뎅이는 멋지니까 이해가 가는데 말이죠.

이 전시회에서 정말 놀란 오팔들 하나 더 추가합니다.
정말 오팔이 생생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광채도 어찌나 밝고 예쁜지...
아니, 잠깐. 지금 사진으로 보니 금이 간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음. 아무튼 현장에서는 오팔의 광채가 너무 아름다운 상급이라 좋았습니다.
훌륭한 오팔이었어요.

겨울 여인인가 했지만...
오르페우스였군요.
음. 수금도 없고...어느 부분이 오르페우스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는 특징이...
아.
설마.
바쿠스의 미친 처녀들, 마이나스들에게 온몸이 찢어지고
강으로 떨어진 머리가 노래를 부르며 흘러갔다는 전설이 있는데
그 장면일까요?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부분이 물에 젖은 머리와 물결이라면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입을 열어 노래를 부르는 듯한 모습도 그렇고요.
 
온갖 미친놈들이 가득한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오르페우스는 정말로 보기 드문 캐릭터입니다.
남자임에도 무기를 들지 않고 폭력보다 음악을 택했고
미친 여자들에게 처참하게 죽었습니다.
사실상 그로신 세계관의 유일한 비폭력주의자가 아닐지...
 
닐 게이먼의 "샌드맨"에도 오르페우스가 나오는데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닐 게이먼의 "샌드맨"은 명작 중의 명작이니 꼭 보시길 바랍니다.
두 번 보세요.
세 번 보세요.

일단 르네 랄리크를 비롯한 아르누보 시대 구간은 끝입니다.
 
사진은 아직도 꽤 남아 있습니다.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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