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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주얼러들

저명한 주얼러들 Famous Jewellers: 필리페 불페르스 Philippe Wolfers

by Yeonwoo8310 202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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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살펴볼 주얼러는 벨기에 사람입니다.

 

생몰연도는 1858년부터 1929년으로 아르누보와 아르데코 시대에 걸쳐 있습니다.

이전 편에서 이름과 성별만 덜렁 있던 에티엔 투렛과는 다르게 필리페 불페르스는 위키의 은혜로 가득합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불페르스 집안은 애초에 은세공업을 하는 가문이었습니다.

 

필리페는 은세공, 조각 등을 배우며 성장하였고

집안을 물려받아서 당시 유행이었던 아르누보 스타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르네 랄리크만큼은 아니지만

필리페 불페르스 역시 인지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만든 작품들을 보니

르네 랄리크의 질감이나 부피감 같은 느낌은 덜하지만

디자인 자체는 조금 더 화려한 것 같습니다.

아르누보에는 여성 얼굴이 많이들 들어간단 말이죠... 

비슷하게 '그린맨'이라고, 문짝이나 그런 데에 이상하게 많이 들어가는 남자 얼굴 이미지가 있기도 합니다.

이게 그린맨입니다. 이것도 여기저기 쓰여서 정확한 연원이 아리까리하다고 하는데...

언젠가 다뤄보면 좋겠네요.

 

다시 필리페 불페르스로 돌아와서,

이건 디자인이 거의 비슷하지만 보석들이 다르네요.

인기가 있었나 봅니다.

이건 디자인화인데 다이아몬드가 꽤나 많이 박혀있습니다.

모티브가 되는 곤충은 길앞잡이나...하늘소 계열의 풍뎅이과 같네요.

여기에도 여자 얼굴이...

아르누보는 그냥 울퉁불퉁한 덩어리인가 싶으면 사람 얼굴인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난초.

여성성과 곡선, 자연 모티브가 대유행하던 아르누보 시기에 난초 역시 매우 인기 있는 주제였습니다.

화려한 아름다움과 독특한 형태는 아주 매력적이었죠.

생김새가 특이한 난초들 중에는 수분하여 씨를 맺기 위해서 전속 곤충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직 한 종의 곤충만이 꿀을 먹고 꽃가루를 확실히 암술에 묻힐 수 있도록,

수분을 도와주지 않은 채 꿀만 훔쳐갈 수 없도록 곤충과 난초는 공진화했다고 하죠.

처음에는 공작인가 했지만

다시 보니 뱀잡이 수리 같기도 한 새 모티브입니다.

몸통에 뭔가 많이 달린 새 목걸이입니다.

그냥 깃털은 아닌 것 같고, 뭣 때문에 저런 돌기를 디자인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고대 문명에서 많이 숭상했던,

수십 개의 유방을 가진 여신상과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의 모티브는 잠자리라고 합니다.

이름이 dragonfly 네요.

어...나방인 줄 알았는데.

정면 모습을 택한 건 확실히 의외성이 있어서 좋지만

더듬이도 정면 모습도 잠자리가 아닙니다. ㄱ= 정색.

하지만 오팔을 썼군요. /방긋

잎을 물고 날아가는 새인 것 같습니다.

목걸이 펜던트 같네요.

무슨 새일까요.

이집트 파라오의 조각을...개의 몸에 붙인...인면견 목걸이...입니다.

이래도 되나??

개몸뚱이 배경으로는 에나멜의 플리카주르 기법 같고,

모서리마다 있는 이집트식 연꽃 패턴이 아주 좋네요.

음...남의 나라 사람을 인면견으로 만들었다는 것만 빼면

색 조합도 디자인도 정말 마음에 듭니다.

체인도 특이하고 좋네요.


중앙에 오팔로 만든 조각은 백조고, 그 주위를 둘러싼 것은 뱀 두 마리입니다.

아래 달린 진주가 백조의 알처럼 느껴집니다.

멋진 목걸이긴 한데 백조에게는 다소 불안한 배치가 아닐지?

박쥐와 나방. 포식자와 피식자가 붙어 있는 아르누보 디자인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다시 보니 놀랍게도 박쥐가 뒷모습인 것 같습니다.

오오, 뒷모습이라니 신선하네요.

게다가 박쥐 피막 표현도 생생합니다.

다만 거기에서 기력이 다 떨어졌는지 나방이 상당히 단순하게 데포르메되어 있군요.

꽃 같기도 하고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디자인 예쁘고 오팔을 썼으니 만족입니다.

특히 난초 꽃잎 같은 저 섬세한 주름과 잎맥이 좋네요.

이건 저도 예전에 본 적이 있는 작품입니다.

멋진 날개 데포르메네요.

이것도 디자인화인데...

뭔가 풍뎅이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특히 저 등껍질 부분이 어디선가에서 본 듯한 모습이에요.

이건 정말 재밌었습니다.

거위 벌레 같습니다.

파브르 곤충기에도 나오는 거위 벌레 중에는 저렇게 긴 목에 큼직한 몸통을 가진 것들이 있습니다.

나뭇잎을 반만 잘라서 숨을 죽인 다음에,

알을 낳고 반만 시든 잎을 돌돌 말아서 산실을 만드는 생태로 유명하죠.

아, 옛날에 열심히 읽었던 파브르 곤충기가 생각나네요.

 

훌륭합니다. /박수

이파리와 열매, 정체불명의 곡선 패턴이 어우러진,

정말 아르누보다운 목걸이입니다.

체인도 범상치가 않네요. 

저 열매 형태를 어디선가에서 본 것 같은데...

이 작품의 제목은 mistletoe, 겨우살이입니다.

크리스마스에 많이 쓰는 장식이고,

미국쪽에서는 겨우살이 장식 아래에서 키스하는 풍습이 있죠.

녹색에 빨간색 열매가 달렸는 줄 알았는데

검색해보니 하얀 열매도 있네요.

 

다이아몬드만 썼으면 그냥 형태만 따왔다고 생각했을 텐데,

에메랄드를 써서 녹색과 백색으로 만들었길래

색 조합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열매가 흰색인 겨우살이를 모티브로 한 거였습니다.

 

정확히 뭔진 모르지만 어쨌든 자연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정말 아름다운 목걸이입니다.

체인도 좋네요. 만들려면 지옥이겠지만.

색색의 흑진주를 배치한 것도 좋고

에나멜 이파리에 둘러싸인 난초 같은 꽃잎과 그 안의 보석으로 된 암술 또는 씨앗까지 정말 멋집니다.

투명한 플라스틱을 이용한 머리 장식빗.

최초의 플라스틱인 베이클라이트가 언제 나왔더라...

1907년 경이네요.

중앙의 꽃과 양쪽의 덩굴, 날아오르는 새까지 솟구치고 펼쳐지는 이미지가 좋습니다.

새 발가락과 날개까지 섬세한 게 좋네요.

오팔을 쓴 허리띠 버클입니다.

멋지네요.

형태와 색으로 보아 금으로 만들었으면 그리 단단할 것 같지는 않지만

오팔을 장식한 시점에서 이미 내구도는 물건너 갔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허리를 단단하게 매주기 보다는 장식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큰 게 확실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강낭콩처럼 생긴 푸른 다크 오팔 위에 자수정 채널 세팅과 다이아몬드 베젤 세팅을 얹고,

좌우로 화이트오팔을 장식하여 꽃처럼 만들다니, 

정말로 비결정질 보석인 오팔을 한껏 활용했다는 느낌이 드는 세팅입니다.

오팔의 자유로운 형태가 이렇게 살아나는 걸 보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필리페 불페르스는 은세공 공장을 가업으로 하는 사장이었던만큼

직접 만들기보다는 디자인하는 쪽에 가까웠겠지만

그래도 아르누보 디자인이라 좋았습니다.

 

중세까지는 지배계층을 위해 가업이나 도제식으로 이어져서 세공인의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고,

근대에는 산업화로 디자이너와 세공인이 분리되어 역시 세공인의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네요.

현대는 기술의 발달로 대량생산이 되면서 브랜드가 중시되어 또한 세공인의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음...

시대를 불문하고 세공인은 그냥...세공인이군요.

근데 또 생각해보면 어느 산업이든 마찬가지일지도?

자동차가 무슨 회사 건지는 알아도 그거 디자인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관련 업계가 아니면 잘 모르듯이 말이죠.

 

근데 이러면 내 롤모델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거지...

조용한 곳에서 묵묵히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귀금속 세공인의 운명입니다만...

 

일단 지금의 롤모델은 분야가 좀 다르긴 하지만 "제페토 할아버지"입니다.

저는 귀금속 세공이고, 이 분은 목조각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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