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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주얼리22

전시- 반클리프앤아펠: 시간, 자연, 사랑 11편 이번에는 식물학입니다. 제가 주얼리 브랜드 분야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에서 적극적으로 모티브를 채택하고 기술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디자인을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구현하는 데에 있어서는 반클리프앤아펠이 최고입니다. 루비와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이파리. 근데 무슨 식물인지 모르겠네요... 담쟁이덩굴 잎 같기도 하고... 아무튼 아름답습니다. 겨울이 다가와 잎이 지고 빨간 열매에 눈이 내려 얼어붙은 것 같은 모습입니다. 조그만 나무 또는 꽃송이 같은 모습. 제가 느끼기에 디자이너나 제작자의 센스나 미학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디자인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나뭇가지 디자인입니다. 모티브는 '나뭇가지' 하나이지만 뻗어나가는 가지의 개수, 곡선, 갈라지는 형태 등 미세한 선과 배치.. 2023. 12. 17.
전시- 반클리프앤아펠: 시간, 자연, 사랑 10편 드디어 10편입니다. 남은 사진 분량을 보니 12편까지 나올 것 같군요. 그럼 이제 시작합니다. 인간이 행하는 모든 미학의 뿌리는 자연입니다. 아름다움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장신구가 자연을 따라하는 것은 물이 흘러내리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죠. "종속과목강문계"란 용어는 다들 아실 겁니다. 실제 과학에서는 동물에도 식물에도 속하지 않는 계가 있지만 원생생물과 바이러스 등이 발견되기 전까지, 자연을 분류할 때에는 식물과 동물, 즉 플로라 (Flora)와 파우나(Fauna)로 나누었습니다. 이번 전시 섹션이 바로 그렇습니다. 푸들 말고는 상당히 많이 데포르메된 강아지들. 꽤나 웃기게 생긴 아이들 ㅋㅋ 몸이 산호로 된 청설모 꼬리가 인상적입니다. 오리 시리즈. 서로 붙어 있지 않고 다 떨어져 있어서 배치하는.. 2023. 12. 16.
전시- 반클리프앤아펠: 시간, 자연, 사랑 9편 반클리프앤아펠은 오래 전부터 발레에서 모티브를 골라왔습니다. 그리고 발레에 투자도 많이 했죠. 어디선가 스치듯 읽은 거지만 반클리프앤아펠의 이름으로 주는 발레 장학금도 있을 겁니다. 꽤나 구경하기 힘들게 만들어 놓은 전시 박스. 발레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들. 중앙의 세 점 정도가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보통 우리가 아는, 거의 수평으로 빳빳하게 펼쳐지는 여성 발레복 치마가 '투투', 일반적인 치마처럼 아래로 처지는 게 '로맨틱 투투'입니다. 발레리나들의 자세를 테마로 한 디자인 드로잉들. 재밌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컨셉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리를 180도로 찢는 역동적인 발레 자세보다는 좀 더 사랑스럽고 리듬을 타는 자세 위주로 테마를 잡았더군요. 반클리프앤아펠이 발레 시리즈를 밀어온 지가 꽤 되.. 2023. 12. 13.
전시- 반클리프앤아펠: 시간, 자연, 사랑 8편 이번 전시 섹션의 이름은 "패션"이네요. 점박이 팔찌. 음...이런 건 취향이기는 한데... 제 눈에는 저 점들의 위치가 그다지 끌리지가 않네요. 점박이 팔찌 2. 색깔만 바꾼 버전이네요. 점박이 반지. 오, 크기가 좀 작아지니 괜찮아졌습니다. 이건 좀 이뻐 보입니다. 섬세한 레이스 같은 귀걸이 세공. 금사를 얇게 뽑아서 비튼 다음에 주르륵 붙이고 난집을 더해 레이스 끝단 같은 느낌을 줬습니다. 멋진 금 레이스 리본. 더 멋진 레이스 리본. 저 접혀있는 부분의 표현하며 단단한 금이 아니라 진짜 천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작 방식은 왁스 주물에 조립일 것 같네요. 발레리나 의상처럼 경쾌하게 나풀거리는 표현의 귀걸이. 같은 모티브의 브로치. 저 문양이 투각으로 되어 있는데... 주물로 리본을 뜬 후에 했을 .. 2023. 12. 9.
전시- 반클리프앤아펠: 시간, 자연, 사랑 7편 이거 진짜 10편 넘겠네요. 아직 사진이 꽤 많이 남았습니다... 게다가 사진 찍고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그럭저럭 각 전시 섹션 설명판 사진을 찍어뒀더군요. 분량 나누기 실패. 아무튼, 지난 번의 "정밀성" 섹션의 나머지입니다. 실로 보석을 통으로 깎아도 어려울 것 같은 세공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 뒷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크기가 클수록 무거워지는 것도 있지만 이 정도로 얇게 만들려면 은은 물론 일반 금으로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하이 주얼리는 가볍고 단단하면서도 탄성이 좋은 플래티넘, 즉 백금(Pt)을 사용합니다. 각도를 바꿔서 뒷면을 더 자세히! 뒷면도 마치 스테인드글라스마냥 깔끔하고 아름답습니다. 과연 하이 주얼리입니다. 이것도 꽤 유명한 작품입니다. 루비로 만든 이파리. 사파이어 .. 2023. 12. 7.
전시- 반클리프앤아펠: 시간, 자연, 사랑 6편 대여섯 편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진은 아직 절반...에서 조금 못 되게 남은 것 같습니다. 설마 이거 10편까지 가나? ;;;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올리면 사진 순서가 뒤섞이고 부담이 커서 작게 나누었는데, 조금 후회되네요. 아무튼, 6편 시작합니다. 이 전시회를 보고 나서 "이탈로 칼비노"라는 인명을 검색해봤는데 저명한 소설가이자 언론인이더군요. 이번 전시회에서 정말 재밌었던 구간. 바로 아이디어 스케치와 여러 제작 일지, 주물틀 등입니다. 프랑스어라 알아볼 수 없는 스케치북. 스케치를 붙여놓은 테이프 흔적이 뚜렷하네요. 투명한 셀로판 테이프가 발명된 건 1920년 대 말이라고 합니다. 미스터리 세팅을 개발할 때 썼던 것 같은 모형. 크기가 꽤 큽니다. 미스터리 세팅은 반클리프앤아펠에서 최초로 .. 2023. 12. 2.
전시- 반클리프앤아펠: 시간, 자연, 사랑 4편 반클리프앤아펠 패트리모니얼 전시회 4편입니다. ...음. 사진을 많이 찍긴 했군요. 핸드백 드로잉. 팔찌 또는 초커 목걸이 드로잉. 목걸이 드로잉. 잠금 장치 부분까지 다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여러 주얼리 업계에서는 캐드와 3D 프린터를 적극적으로 쓰고 있습니다만, 숙련될 때까지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공인 및 장인의 손길을 강조하는 하이 주얼리 브랜드들은 디자인 단계부터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며 이 점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닌, 전통적인 방식으로 그리는 주얼리 디자인 드로잉은 보석의 광채와 색깔이 선명하게 보여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바탕색이 갈색이거나 검정색인 색이 진한 종이에다가 일반적인 수채화나 유화를 쓰지 않고 구아슈(Gouache)라고 부.. 2023. 11. 30.
전시- 반클리프앤아펠: 시간, 자연, 사랑 3편 늦어서 죄송합니다. 바로 3편 시작합니다. 원뿔이라는, 극히 단순한 형태만으로 이루어진 주얼리입니다. 귀걸이, 반지, 팔찌, 목걸이 4 개가 세트입니다. 제 취향은 아니지만 세공이나 장식 하나 없는 이런 단순한 형태는 그만큼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지요. 다만 그만큼 이런 걸 제대로 소화할 사람은 드물지 않을지... 반지는 옆에서 보니 마치 버섯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속이 빈 원뿔형이라 그런지 팔찌는 잠금 장치가 좀 떠 있는 형태였습니다. 원뿔의 뒷면을 정교하게 투각한 판으로 덧대어 막았으면 겉은 투박한 민짜 원뿔, 안쪽은 화려한 투각이 되었겠지만 그만큼 무게도 늘어났을테고... 안쪽은 볼 일이 없을테니 크게 상관 없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이건 일본 쇼군 시대와 관련된 물건 같더군요. 옆면과 뒷면.. 2023. 11. 28.
전시- 반클리프앤아펠: 시간, 자연, 사랑 1편 이번 반클리프앤아펠 전시는 유료였습니다. "디뮤지엄"에서 진행되며 할인 없이는 12,000원입니다. 저는 디뮤지엄 회원 가입 기념 50% 할인 혜택으로 반값에 보고 왔습니다. 전시는 3층부터 시작해서 4층을 보고 2층에 전시책자가 있는 휴식 라운지로 안내 받습니다. 이번 전시는 유료인만큼 전시한 주얼리의 볼륨이 꽤 있습니다. 각 섹션별로 주제도 있습니다. 크게는 시간, 자연, 사랑이고 거기에서도 또 세부적으로 나뉘지만... 뭐, 작정하고 표지판을 찍은 건 아니라서... 아무튼 1900년 대 초에 만들어진 작품부터 시작합니다. 유럽도 꽤 큰 지역이고 문화 격차가 있으므로 정확하진 않지만 약 1800년 대 후반부터 1900년 초반이 아르누보의 시대이고 1차 세계대전의 영향이 섞이며 그 이후 아르데코, 2차 .. 2023. 11. 24.
Fred 전시회 관람 후기 2편 프레드 전시회 관람 후기 2편입니다. 프레드의 역사 반대편 벽에는 컨셉 드로잉이 걸려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봤던 하이 주얼리 전시회에서는 드로잉이 이렇게 많이 걸려 있지 않아서 정말 좋았습니다. 프레드가 자랑하는 닻과 밧줄 모티브를 활용한 다양한 팔찌들입니다. 정 가운데 있는 게 최초의 팔찌라고 하더라고요. 동일한 모티브를 활용해서 만든 만년필과 커프스 버튼, 면도기 세트입니다. 이런 거 좋네요. 다음 구역은 주로 사슬이나 끈에 다는 장식인 참(charm)입니다. 제일 처음에 만든 것은 파리의 에펠탑, 그 뒤로 개선문 등 프레드와 세계 역사에 기념할만한 일이 있으면 하나씩 만든 것 같습니다. 이런 거 좋죠... 참 하나 하나에 다 설명이 붙어 있는 게 아니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도대체 뭔지 모르겠는.. 2023.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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